해운 업황 지표인 발틱운임지수(BDI)에 따라 수익률이 결정되는 상장지수펀드(ETF)에 서학개미들이 몰려들고 있다. 경기 위축 우려로 줄곧 내리막길을 걷던 BDI가 중국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 기대에 급반등하면서다.

'발틱운임 ETF' 20% 오르자…서학개미, 1주일 새 180억 매수
1일 예탁결제원에 따르면 국내 투자자는 지난달 ‘블랙웨이브 드라이벌크 쉬핑 ETF’(종목코드 BDRY)를 2786만달러(약 370억원)어치 순매수했다. 모든 해외주식 종목 중 열 번째로 규모가 컸다. 순매수액 중 절반가량인 1365만달러(약 180억원)를 최근 1주일 동안(2월 22~28일) 사들였다.

지난 2월 한 달 동안 BDRY 가격은 20.19% 상승했다. 하지만 여전히 2021년 10월 기록한 최고가에 비해 62.45% 낮은 상태다. 윤재홍 미래에셋증권 선임연구위원은 “곡물 화물 유입이 증가하는 가운데 철광석 수요 개선이 기대되면서 BDI가 상승한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발틱해운거래소에 따르면 BDI는 지난달 27일 기준 935포인트를 기록, 10주 만에 하락세를 벗어났다.

BDI지수는 중국의 석탄·철광석 수입량과 상관관계가 높은 편이다. 최고운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작년 1분기 BDI 평균이 2045포인트였음을 감안하면 최근의 회복세는 시작 단계에 불과하다”며 “아직 리오프닝 효과를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윤 연구위원은 다만 “BDRY가 PTP(publicity traded partnership) 과세 대상 종목인 점은 투자자들이 유의해야 한다”고 했다. PTP는 미 증시에 상장된 천연자원·인프라 관련주를 뜻한다. 올해부터 미국 정부는 비거주자가 PTP 종목을 팔면 매도금액의 10%를 세금으로 뗀다. 수익을 내기가 그만큼 어렵다.

임현우 기자 tard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