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수출 1~2월 연달아 40% 넘게 줄어…자동차는 역대 최대 실적, 반도체에 육박
대중 수출도 9개월 연속 전년 대비 마이너스…감소폭은 다소 둔화
끝 안보이는 수출침체…반도체 반토막에 대중무역도 연속적자
우리나라 수출을 맨앞에서 이끄는 반도체 부문의 실적이 두 달 연속 거의 반토막 수준으로 쪼그라들었다.

수출 전선에 짙게 드리운 먹구름이 좀처럼 걷힐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대중(對中) 무역수지는 반도체를 포함한 대다수 품목의 수출액이 전년 대비 감소하면서 다섯 달 연속 적자를 기록했다.

◇ D램·낸드 가격하락·눈덩이 재고에 K-반도체 못 버텨
1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2월 반도체 수출액은 59억6천만달러. 전년 동월 대비 42.5%(44억달러) 감소한 실적이다.

반도체 수출은 지난해 8월부터 7개월 연속 감소세다.

월별로 전년 동기 대비 감소 폭을 살펴보면 작년 8월 7.8%, 9월 5.6%, 10월 17.4%, 11월 29.9%, 12월 29.1%, 올해 1월 44.5%로 갈수록 커지는 양상이다.

올해 들어선 두 달 연속 40% 넘게 줄었다.

수출 비중 60%가량을 점하는 D램·낸드플래시 등 메모리반도체 제품 수요 약세로 가격이 하락하고 재고가 누적돼 수출이 감소한 것으로 풀이된다.

D램 고정가는 작년 초 3.41달러에서 올해 1∼2월 1.81달러까지 하락했고, 낸드 고정가는 4.81달러에서 4.14달러로 떨어진 상태다.

가격이 하락하면서 우리나라 최대 수출 시장인 대중국 반도체 수출액도 작년보다 39.0% 감소했다.

산업부는 "주요 반도체 제품 가격 하락세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지만 주요 업체의 투자 감축과 신규 서버 중앙처리장치(CPU) 출시에 힘입어 하반기 이후 (가격이) 반등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반도체뿐 아니라 석유화학(-18.3%), 철강(-9.8%), 디스플레이(-40.9%), 바이오·헬스(-32.9%), 선박(-10.7%) 등 대다수 주요 품목의 수출액도 동반 감소해 전체 수출 실적을 끌어내렸다.

석유화학은 대규모 설비 증설로 공급 과잉이 지속되고 중국 내 자급률이 상승해 9개월 연속 감소했고, 철강도 판재류를 포함한 주요 품목 수출 단가 하락의 영향으로 여섯 달째 감소 흐름을 보이고 있다.

반면 자동차는 차량용 반도체 수급난 완화와 친환경차·스포츠유틸리티차(SUV) 등 고부가가치 신차 출시에 힘입어 역대 최대 수출 실적을 냈다.

지난달 자동차 수출액은 작년보다 47.1% 증가한 56억달러로, 작년 7월 처음으로 50억달러대 월간 수출을 달성한 이후 네 번이나 최고 기록을 경신했다.

자동차는 월간 수출액이 반도체에 육박하는 수준까지 올라왔다.

일반기계(+13.0%) 수출은 6개월만에 증가세로 돌아섰고, 이차전지 수출도 25.1% 증가해 역대 2월 최고를 기록했다.

끝 안보이는 수출침체…반도체 반토막에 대중무역도 연속적자
◇ 대중 무역수지 5개월 연속 적자행진…아세안 수출도 흐림
대중 무역수지는 마이너스 11억4천만달러를 기록해 5개월 연속 적자 행진을 이어갔다.

다만 역대 최대였던 1월(-39억7천만달러)보다는 적자 폭을 줄였다.

2월 대중국 수출은 98억8천만달러. 전년 동월 대비 9개월 연속 감소했다.

지난해 6월부터 계속해서 감소폭이 커져 올해 1월엔 -31.4%에 달했다.

다만, 2월엔 -24.2%로 감소폭이 다소 둔화했다.

품목별로는 반도체를 비롯해 디스플레이(-43.5%), 석유화학(-29.5%) 등 대다수 품목의 대중 수출이 감소했다.

대중 수입은 지난달 110억2천만달러로 작년보다 5.9% 증가했다.

아세안으로의 수출(-16.1%)도 5개월 연속 감소세를 보였다.

반도체, 디스플레이 등 중간재 수출이 감소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반면 미국과 유럽연합(EU)으로의 수출은 각각 16.2%와 13.2% 증가했다.

에너지 수급 차질이 풀리면서 경기 침체가 완화된 가운데 자동차·이차전지를 비롯한 친환경차 관련 수요가 늘어났기 때문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