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북서부 지역에 겨울 폭풍이 닥치면서 유타주 리하이시에서 주민들이 눈에 빠진 자동차를 밀고 있다. /사진=AFP
미국 북서부 지역에 겨울 폭풍이 닥치면서 유타주 리하이시에서 주민들이 눈에 빠진 자동차를 밀고 있다. /사진=AFP
미국 캘리포니아 일대에 이례적인 겨울 폭풍이 덮쳤다. 고지대에 눈이 내리고 저지대는 물난리를 겪었다. 정전 피해가 속출하는가 하면 고속도로는 폐쇄됐고 일부 항공편이 결항됐다.

25일(현지시간) 로이터·AFP 통신은 이날 로스앤젤레스(LA) 일대에 폭설과 강풍으로 인해 전력선이 끊어지면서 주택과 사업장 8만5000여 곳이 정전됐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전날에는 미국을 오가는 항공편 370편이 취소됐고 6000편 이상이 지연돼 여행객들의 발이 묶였다.

캘리포니아를 남북으로 연결하는 5번 고속도로는 차량 운행이 잠정 중단됐다.

캘리포니아 교통부는 이날 트위터를 통해 "5번 고속도로 그레이프바인 협곡 일대 급경사 구간은 폭설로 인해 폐쇄됐으며 LA 남부 구간은 홍수로 인해 폐쇄됐다"고 밝혔다.

캐나다에서 시작된 겨울 폭풍이 지난 23일 미 오리건주를 통과하면서 포틀랜드에는 최대 25㎝에 달하는 눈이 쌓였다.

미 국립기상청(NWS)은 전날 LA 일대 산간지방에 눈보라 경보를 발령했다. 34년 만에 처음이자 LA 역사상 두 번째다.

해발고도 4500피트(약 1.37㎞) 이상 고지대에는 무려 5피트(약 152㎝)에 달하는 기록적인 눈이 쌓였다. 샌프란시스코의 아침 기온은 132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4도)으로 떨어지기도 했다.

다행히 아직 인명피해는 없는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잠시 소강상태를 보인 비와 눈은 이날 오후부터 다시 내린다.

기상청은 이날 LA 일대에 우박과 비, 싸락눈이 쏟아질 것으로 예보했다. 다음날에는 시속 80㎞에 달하는 겨울 폭풍이 캘리포니아의 주도 새크라멘토를 강타할 전망이다.

이에 기상청은 다음달 1일까지 새크라멘토 지역 주민들에게 외출을 자제할 것을 경고했다. 인근 요세미티 국립공원은 이때까지 문을 닫는다.

기상청은 이번 기상이변의 원인으로 북극에서 내려온 거대 저기압을 지목했다. 브라이언 잭슨 기상예보관은 "남부 캘리포니아까지 한파와 폭풍이 불어닥친 건 매우 드문 사례"라고 말했다.

이보배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