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시카고 전체인구 감소 와중 도심인구는 급증…고소득층 밀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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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현지시간) 시카고 언론들은 지역 사업자 협의체 '시카고 룹 얼라이언스'(CLA) 가 전날 공개한 최신 보고서를 인용,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룹' 인구가 크게 늘었으며 지금도 도시 어느 지역보다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고 보도했다.
'룹'은 시카고 시의 77개 커뮤니티 중 하나로 도심을 사방으로 둘러싼 고가철로 안쪽의 번화가·주요 비즈니스 구역을 일컫는다.
보고서에 따르면 현재 시카고 '룹'의 상주인구는 약 4만6천 명으로, 2020년 인구 총조사 때 집계된 4만2천300명 보다 10% 가량 늘었다.
2010년 인구 총조사 때와 비교하면 44%나 급증한 수치로, 시카고 어느 지역도 비교 대상이 되지 않는다.
CLA는 "2020 인구 총조사 결과에 룹이 '미 전역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도심 지역'이라는 데이터가 포함된 사실도 확인했다"고 전했다.
이어 "이전에 사무실·소매점·호텔 등으로 쓰이던 빌딩들이 대거 주거 용도로 전환되면서 룹이 주상복합지구로 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상주 인구 증가는 도심권 사업체들에 상당한 경제적 이익을 불러왔다.
거주자들은 지난해 룹 사업체에서 가구당 평균 1만8천 달러(약 2천400만 원), 총 4억8천100만 달러(약 6천400억 원)를 소비한 것으로 추산됐다.
룹 지구의 가구당 '가처분 소득'(disposable income)은 약 14만9천 달러(약 1억9천700만 원)에 달한다고 CLA는 전했다.
'가처분 소득'은 소비생활 수준의 척도로, 가계 수입 중 언제든 자유롭게 소비하거나 저축할 수 있는 돈을 말한다.
상주 인구가 늘면서 '룹'의 인종 구성도 변화를 보이고 있다.
2000년 20%에 달하던 흑인 인구는 2020년 7%로 급감했다.
반면 아시아계는 같은 기간 10%에서 21%로, 라틴계는 6%에서 10%로 각각 늘었다.
백인은 2000년 62%에서 2020년 59%로 다소 감소했다.
룹 상주 인구 증가의 주요 요인으로는 걸어 다니기 좋은 환경, 직장과의 근접성, 편의시설 및 교통 접근성 등이 손꼽혔다.
다만 주거비 부담이 높아 소수의 특정 계층만 룹 거주를 선택할 수가 있다.
CLA 보고서는 "연소득이 7만5천 달러(약 1억 원) 이하인 가구는 '룹'에서 살 곳을 찾기 어렵거나 주거비를 감당하기가 어렵다"고 전했다.
시카고시 중위소득은 6만2천 달러(약 8천200만 원) 수준이나 '룹'만 따지면 11만3천 달러(약 1억5천만 원) 이상에 달한다.
'룹'에 저소득층을 위한 주거공간이 239채 마련돼있으나 전체 주택의 1%도 되지 않는다.
시카고시는 금융가였던 라살가(街) 재개발 계획 등을 통해 '룹'에 저소득층 전용 주택을 최소 300채 이상 추가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한편 CLA는 작년 7월 기준 '룹'에 거주하는 1천2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하고 컨설팅 업체 '굿맨 윌리엄스 그룹'이 이 데이터를 분석해 이번 보고서를 내놓았다고 밝혔다.
CLA는 'IT 공룡' 구글이 지난해 매입한 '룹' 한복판의 전(前) 일리노이 제2 청사 '톰슨 센터' 재개발 공사가 완료되면 '룹'에 수천 개의 일자리가 더 생기고 상주 인구도 더 늘어날 것이라고 예상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