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현장 찾아 "배신" 거론하며 바이든 대통령·늑장 대응 비판
바이든 정부, 트럼프 때 안전규제 완화 비판하며 규제 복구 압박
"트럼프 규제완화"·"현정부 무관심"…美유독물질열차 탈선 공방
미국 오하이오주에서 유독 물질을 실은 화물열차가 탈선, '오하이오판 체르노빌 사건'이 아니냐는 우려가 지역사회에서 나오는 가운데 바이든 정부와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이를 두고 공방을 벌이고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과 공화당이 조 바이든 대통령이 현장을 방문하지 않았다는 것을 앞세워서 정부의 무관심과 늑장 대응을 비판하자, 바이든 정부가 트럼프 정부 때 철도 안전 관련 규제가 완화됐다는 점을 들면서 반박에 나선 것이다.

민주당의 예비 대선 후보 가운데 한 명인 피트 부티지지 교통부 장관은 23일(현지시간) 사고 발생 현장을 방문, "화물열차 회사는 우리가 규제를 시도할 때마다 우리와 싸우는 것을 중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전날에도 "여기에서 정치적 기회를 찾으려고 하는 사람 중 상당수는 철도회사가 철도 및 위험 물질에 대한 안전 규제에 대해 싸울 때 그들 옆에 있었던 사람들"이라면서 트럼프 전 대통령을 비롯한 공화당을 우회적으로 비판했다고 CNN 방송이 보도했다.

앤드루 베이츠 백악관 언론담당 부보좌관도 "문제는 공화당이 바이든 정부와 함께 이런 유형의 사고를 일으킨 기업에 대한 벌금을 강화하고 안전 규제를 복구하는 데 함께 일할지 여부"라면서 "그들이 지역 사회 및 우리와 함께하고 있느냐, 아니면 철도회사 여전히 로비 대상이냐"고 반문했다.

이는 트럼프 정부가 원유 등 가연성 물질을 대규모로 수송할 경우 첨단 브레이크를 장착하고 속도 제한을 두도록 한 오바마 정부 때의 철도 안전 규제를 폐지한 것을 부각한 것이다.

다만 지난 3일 탈선한 오하이오주 열차는 이 규정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게 전문가들의 견해라고 CNN은 전했다.

이에 대해 트럼프 전 대통령과 공화당은 바이든 정부가 사고에 관심을 기울이지 않고 있으며 늑장 대응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전날 사고 현장을 찾아 바이든 대통령이 아직 현장을 찾지 않은 것에 대해서 "끔찍하다"고 비판했다.

이어 "불행하게도 여러분의 선함과 인내는 무관심과 배신을 만났다"면서 "여러분들은 잊히지 않았고 우리는 여러분과 함께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연방 재난관리청(FEMA) 등 연방 정부 차원의 지원이 뒤늦게 이뤄진 것도 비판했다.

공화당에서는 바이든 대통령이 폴란드에서 열차를 타고 우크라이나를 방문, 막대한 지원 방침을 밝힌 것에 대해서도 비판했다.

공화당 소속인 이스트팔레스타인 트렌트 코너웨이 시장은 "바이든 대통령이 여기가 아닌 우크라이나를 찾아 그곳 사람들에게 수백만 달러를 줬다는 사실을 알고 나는 분노했다"면서 "뺨을 맞은 격"이라고 말했다.

앞서 지난 3일 오하이오주 이스트팔레스타인에서는 화물열차가 탈선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 사고로 염화비닐 등 유독물질이 유출되고 불타면서 주변을 오염시켰으며 유독가스로 주민이 대피하는 사태가 빚어졌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