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금석문으로 한국 고대사 읽기
[신간] 조선 미술관·조선사 스무고개
▲ 조선 미술관 = 탁현규 지음.
50여 점의 그림을 통해 문화가 꽃피던 조선 후기 사회를 들여다본 책이다.

간송미술관 연구원을 지낸 뒤 현재 고미술 해설가로 활동하는 저자는 신윤복, 정선, 김홍도 등 화가 7명의 작품과 기록화를 토대로 역사의 한 장면을 살펴본다.

저자는 풍속화와 기록화가 당대 생활과 모임 장면을 담고 있어 '사진' 역할을 했다고 본다.

실제로 그림은 사진이 도입되기 전부터 시대를 읽어내는 중요한 단서이자 중요한 사료로 여겨졌다.

그 안에는 백성이 살아가는 다채로운 일상이 있었고, 왕실과 상류사회의 행사가 생생히 담겼다.

불교계 힘이 약해진 시기의 스님, 재가(再嫁·결혼했던 여자가 남편과 사별하거나 이혼해 다른 남자와 결혼함)할 수 없는 사대부 여인이 짝짓기하는 동물을 보는 장면 등에서는 당시 사회상을 엿볼 수 있다.

저자는 "풍속화가 드라마라면 기록화는 다큐멘터리"라고 설명한다.

블랙피쉬. 280쪽.
[신간] 조선 미술관·조선사 스무고개
▲ 조선사 스무고개 = 이윤석 지음.
오랜 기간 고소설을 연구하며 발견한 역사의 조각을 한데 모았다.

저자는 수십 년 동안 '춘향전', '홍길동전'과 같은 조선시대 고소설을 연구하면서 당대에는 흔했지만, 지금은 쉽게 알 수 없거나 사라진 것을 하나씩 찾아간다.

책은 암호, 봉수대, 과거, 한양 구경, 뗏목, 얼음 등 스무 가지 주제를 다룬다.

이를 통해 조선 사람들이 먹었던 음식을 유추해보고 당대의 사치품, 이동할 때 묵었던 숙소, 집을 짓기 위해 목재를 나르는 방법 등 기록되지 않은 역사를 살펴본다.

'춘향전'에서 이 도령이 처음으로 춘향의 집에 가서 술상을 받는 장면에 나오는 '고추장에 관목 찐 것'이란 구절을 이해하기 위해 옛 문헌 속 청어 이야기를 엮어낸 점 등이 흥미롭다.

지난 2년간 매달 '월간 중앙'에 쓴 글을 한 권의 책으로 묶었다.

한뼘책방. 296쪽.
[신간] 조선 미술관·조선사 스무고개
▲ 중국 금석문으로 한국 고대사 읽기 = 권덕영 지음.
금석문(金石文)은 쇠붙이나 돌로 만든 비석에 새겨진 글자를 뜻한다.

문헌 자료가 극히 제한된 고대사를 연구할 때 금석문은 각별한 가치를 갖는다.

예를 들어 중국 지린(吉林)성 지안(集安)에 있는 광개토왕릉비는 4∼5세기 동북아시아의 국제 정세를 생생하게 보여준다.

경북 문경에 있는 봉암사 지증대사탑비에서는 당시 불교 현황을 엿볼 수 있다.

한국 고대사 연구자인 저자는 국외 금석문 중에서 중국 당나라 시기 만들어진 것으로 추정되는 금석문을 활용해 한국 고대사의 일부를 복원하고자 했다.

책에 따르면 현재 중국에는 1만여 점의 당 금석문이 존재하며 한국 고대사와 관련한 금석문이 305점 포함돼 있다.

고구려 관련 자료는 222점에 달한다.

중국 전역에서 금석문을 찾아다닌 저자의 작업을 도표, 그림과 함께 소개한다.

학연문화사. 416쪽.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