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명 한국노총 위원장 "가계부 추궁하면서 대화 되겠나"
경사노위 찾아 김문수 위원장과 간담회…정부 회계자료 요구 비판
김문수 "尹 대통령이 경사노위 없앤대도 '안 된다' 해야"
[고침] 사회(김동명 한국노총 위원장 "가계부 추궁하면서…)
대통령 직속 사회적 대화 기구인 경제사회노동위원회(경사노위)와 한국노총은 21일 정부의 노동개혁 추진과 관련해 대화를 이어나갈 필요성에는 공감대를 이뤘지만, 여전히 큰 입장차를 드러냈다.

지난달 17일 재선에 성공한 김동명 한국노총 위원장은 이날 서울 종로구 경사노위를 인사차 방문했다.

김동명 위원장은 인사말에서 노동계를 대화 상대로 인정하지 않는 정부 태도를 바꿔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신뢰가 무너질 때 대화가 단절됐고 이를 회복하는 데는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했다"라며 "산업전환과 기후 위기 같은 공동체의 미래를 위협하는 전환의 시기에 경제주체 간 사회적 대화는 절실한 문제"라고 말했다.

이어 "노동계를 대화 상대로 인정하지 않는 현재 정부 태도에 변화가 없다면 노사정 관계 변화의 단초는 찾을 수 없다"라며 "특히 경사노위가 자문단과 연구회 등으로 정부 정책 용역업체를 자임하는 한 결과는 명확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김문수 위원장은 거듭 대화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대화를 통해 서로에 대한 이해가 깊어진다"라며 "한국과 민주주의가 더 발전하는 열매를 풍성하게 맺게 하는 대화가 되어야 하지 않겠는가.

저도 노력하겠다"라고 말했다.

김동명 위원장은 최근 정부가 노조 회계 투명화를 위해 관련 자료 제출을 요구하면서 응하지 않으면 과태료를 부과하고 더 나아가 지원금을 중단·환수하겠다고 밝힌 점을 언급했다.

김 위원장은 "부부간에도 관계가 소원해져서 대화로 복원하려는데 남편이 '가계부 갖고 와봐'라며 (돈을 어디에 썼는지) 추궁하면 대화가 되겠느냐"라고 말했다.

또 지난 대선 당시 더불어민주당 대통령 후보였던 이재명 대표를 지지했던 점을 상기하며 "(윤 대통령의) 속마음은 잘 모르겠지만 겉으로 드러나는 결과만 보면 앙금을 가진 것 같다"라고 덧붙였다.

반면 김문수 위원장은 거듭 대화를 강조했다.

그는 "점잖게 말하지만 속으로는 섭섭한 게 더 많을 것"이라면서도 "중요한 점은 중요한 시기에 김동명 위원장이 재선 위원장으로서 한국노총을 어떻게 이끌어갈 것이냐는 점"이라고 말했다.

이어 "경사노위야말로 한국노총의 안방이라고 생각해야 한다"면서 "(한국노총이) 경사노위에 참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일각에서 경사노위 폐지론을 제기한 것을 의식한 듯 "대통령이 경사노위를 없애겠다 그러더라도 '없애면 안 된다 이걸 통해 대화해야 한다'고 해야 하지 않겠느냐"라고 밝혔다.

처음에는 덕담도 오갔다.

노동운동가 출신인 김문수 위원장은 한국노총 소식지를 들어 보이며 "사진이 잘 나왔다"라고 말했고, 김동명 위원장은 "실물보단 (잘 나온 게) 아니다"라며 너스레를 떨었다.

이어 김문수 위원장은 "어려운 점이 많을 테지만 노동 개혁에 있어 한국노총이 큰 발전의 디딤돌이 될 거로 생각한다"라고 말했고, 김동명 위원장도 "더 큰 기대를 할 수 있도록 하겠다"라며 화답했다.

[고침] 사회(김동명 한국노총 위원장 "가계부 추궁하면서…)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