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매물로 나온 로톡 사옥 ‘한산’  > 법률 플랫폼 로톡을 운영하는 로앤컴퍼니가 변호사 단체와의 갈등으로 수익성에 타격을 받으며 직원 절반을 줄이기로 했다. 21일 서울 역삼동 로앤컴퍼니 사옥 휴게실에서 한 직원이 걸어가고 있다. 로앤컴퍼니는 이 사옥을 매물로 내놨다. 김범준  기자
< 매물로 나온 로톡 사옥 ‘한산’ > 법률 플랫폼 로톡을 운영하는 로앤컴퍼니가 변호사 단체와의 갈등으로 수익성에 타격을 받으며 직원 절반을 줄이기로 했다. 21일 서울 역삼동 로앤컴퍼니 사옥 휴게실에서 한 직원이 걸어가고 있다. 로앤컴퍼니는 이 사옥을 매물로 내놨다. 김범준 기자
법률 서비스 플랫폼 로톡을 운영하는 로앤컴퍼니가 경영난에 직원을 절반 줄이기로 하면서 스타트업 업계에서 ‘제2의 타다’ 사태가 벌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로톡처럼 전문가 단체와 갈등을 빚고 있는 세무(삼쩜삼), 의료(강남언니·닥터나우) 분야 스타트업은 위기감이 더욱 커졌다.

▶'[단독] 사업 중단 위기 로톡, 직원 50% 감원…사옥도 내놨다' 2월 20일 기사 참조

21일 스타트업 업계에 따르면 로톡 서비스가 대한변호사협회 등과의 갈등 속에 입은 매출 피해는 101억원 수준으로 파악된다. 로톡은 2021년 3월 변호사 회원 수 4000명을 달성하며 손익분기점(BEP)에 도달했지만 두 달 뒤 대한변호사협회가 변호사의 로톡 가입을 금지하며 직격탄을 맞았다. 현재 로톡 가입 변호사는 2000명 수준으로 떨어졌다.

이익단체와의 갈등은 로톡만의 얘기가 아니다. 세금 환급 서비스 삼쩜삼을 운영하는 자비스앤빌런즈는 한국세무사회와 충돌하고 있다. 의료 분야에서는 미용 플랫폼 강남언니를 운영하는 힐링페이퍼가 대한의사협회와 갈등을 빚고 있다. 한국공인중개사협회는 부동산 플랫폼 직방을 막기 위해 이른바 ‘직방 금지법(공인중개사협회의 지도권 부과 등)’을 추진 중이다.

로톡 사태로 스타트업 창업자의 불안이 커지고 있다. 한 창업가는 “‘슬랙(업무 메신저)’으로 직원과 소식을 공유하며 ‘우리 얘기가 될 수 있다’고 걱정했다”며 “로톡 사태의 문제점은 서비스 하나가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관련 산업 전체가 소멸할 수 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와 정치권의 제대로 된 대응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과거 ‘타다 금지법(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 개정안)’ 통과를 두고 김현미 당시 국토교통부 장관은 “타다 금지법이 아니라 모빌리티 활성화법”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타다는 2019년 택시업계와의 갈등 이후 서비스를 접어야 했다. 로톡은 변호사 단체의 각종 제재 행위와 관련해 법무부와 공정거래위원회의 판단을 기다리고 있다.

이시은 기자 s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