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염된 땅과 강, 독성 연기, 검게 그을린 나무들, 포탄 구덩이로 얼룩진 자연 보호 구역…'
러시아의 침공으로 우크라이나 자연이 초토화됐다. 그 환경 피해액은 67조원에 육박하는 것으로 추산됐다. 이번 조사는 우크라이나 전쟁 1주년(2월24일)을 앞두고 발표됐다.

20일(현지시간) 영국 가디언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환경부는 과학자, 변호사, 환경단체 등과 함께 실시한 조사에서 전쟁으로 인한 우크라이나 환경 피해액이 514억달러(약 66조8500억원)에 달했다고 밝혔다. 우크라이나는 32만104개의 폭발물 충격을 흡수했고, 국토의 3분의 1 정도인 17만4000㎢가 잠재적인 위험에 빠졌다. 자연 보호구역 160곳, 습지 16곳, 생물권 2곳 등은 파괴될 지경이다. 600종의 동물과 880종의 식물이 멸종 위기에 직면했다.


이는 전시 환경파괴 조사로는 역대 가장 자세한 기술이 될 것이란 평가가 나온다. 우크라이나 환경부는 시민들에게 러시아의 '생태계 파괴'를 신고해달라며 핫라인까지 개설했다. 지금까지 전수된 건수만 해도 2303건에 달한다.

이번 전쟁은 기후변화 악화에도 한몫하고 있다. 지금까지 이산화탄소(CO₂) 3300만t(톤)이 공기 중으로 방출됐고 전후 재건으로 4870만t이 방출될 것으로 추산된다.

우크라이나는 국제형사법정에 생태계 파괴범죄로 러시아를 기소하는 방안도 추진하고 있다.
국제법적으로 생태계 파괴범죄가 확립되지 않았지만, 우크라이나 환경위원회 담당 의원의 노력으로 유럽평의회에서는 생태계 파괴에 관한 문서를 채택하기도 했다.

이번 발표는 우크라이나 당국이 자연환경 내세워 선전하려는 측면이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하지만 "자연은 조용한 희생자임을 이번 우크라이나 전쟁이 보여주고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

신정은 기자 newyear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