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희곤 의원 "통신시장 독과점 구조, 공정위가 방관"
"공정위, 5년간 통신 3사 담합 6건 조사해 4건은 무혐의 처리"
공정거래위원회가 최근 5년간 이동통신 3사 또는 그 계열사 간 담합 의혹 6건을 조사했으나 그중 4건은 무혐의 처리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민의힘 김희곤 의원이 20일 공정위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공정위 카르텔조사국은 SK텔레콤·KT·LG유플러스의 휴대전화 소액결제 과금 대행 수수료 관련 담합 의혹, 휴대전화 할부수수료 관련 담합 의혹을 각각 조사했으나 지난해 무혐의 처분을 내렸다.

공정위는 지난해 SK텔레콤·KT·SK브로드밴드·KT SAT이 국군지휘통신사령부가 발주한 국방광역대역통합망 주·보조노드 임대회선 사업 입찰에서 담합한 의혹도 무혐의 처분했다.

그에 앞서 2019년에는 SK브로드밴드·KT·LG유플러스가 데이터 요금제, 유심칩 판매가격을 담합한 의혹을 무혐의 처분했다.

통신 3사가 천편일률적인 데이터 요금제를 내놔 담합 의혹이 불거졌으나 담합 증거를 발견하지 못한 것이다.

공정위가 5년간 담합 사건 6건을 조사하고도 4건을 무혐의 처분한 것을 두고 '봐주기 수사'를 한 게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사업자들은 담합을 했더라도 입을 맞춰 이를 은폐하려는 경향이 강하므로 담합 사실을 입증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

공정위는 SK브로드밴드·KT·LG유플러스·세종텔레콤 등 4개 사업자가 공공분야 전용회선 사업 입찰에서 담합한 행위에 대해서는 2019년 시정명령과 과징금 약 133억원을 부과하고 KT를 검찰에 고발했다.

SK브로드밴드·LG유플러스·미디어로그(LG 계열사)·스탠다드네트웍스가 모바일 메시지 제공사업자 선정 입찰에서 담합한 행위에 대해서도 2019년 시정명령과 약 13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공정위는 최근 5년간 통신 3사와 그 계열사 간 담합, 대리점법 위반, 거래상 지위 남용, 표시광고법 위반 등 불공정거래 의혹 18건을 조사했는데 이 가운데 7건에 대해 무혐의 처분을 내렸다.

4건은 자진 시정 등을 이유로 심사 절차를 종료했고 1건은 경고, 2건은 과태료 처분했다.

시정명령과 과태료를 부과한 건은 2건, 시정명령과 과징금을 부과한 건은 1건, 시정명령·과징금을 부과하고 검찰에도 고발한 건은 1건이다.

김 의원은 "공정위가 조사한 불공정거래행위 18건 중 16건(89%)이 무혐의 처분되거나 경고, 시정명령, 과태료 등 경미한 처분에 그쳤다"며 "지금의 통신 시장 독과점 구조가 만들어진 것은 공정위가 시장을 방관하고 적극적인 개선책을 내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