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전북·전남 합동연설회…호남과 인연 강조하며 표심 구애
친윤 "尹정부와 징검다리"…비윤 후보 연설 중에 일부 야유도

국민의힘 3·8 전당대회에 출마한 최고위원 후보자들은 16일 광주의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린 3번째 합동연설회에서 '당심'을 구애했다.

이들은 당의 불모지인 호남과의 인연을 강조하는 한편, 지역 현안 해결을 약속하며 한 표를 호소했다.

전북 익산이 고향인 조수진 후보는 '호남의 딸'을 내세우며 "광주를 비롯해서 전남 출신은 더불어민주당 지도부에(도) 아무도 없다.

국민의힘에서 호남 출신 확실한 지도부 선출합시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민영삼 후보는 '영암의 손자이자 목포의 아들'이라고 소개하면서 "국민의힘은 새로운 지도부가 구성되면 외연 확장을 할 것"이라며 그 선봉에 호남 지역 당원들이 함께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허은아 후보는 "21대 국회에 들어오고 나서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부터 이준석 전 대표까지 거의 3년 동안, 석 달에 한 번꼴로 호남을 다녔다"고 언급하며 친근함을 드러냈다.

후보들은 민주당·진보 진영에 각을 세우며 해묵은 지역 현안을 해결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재원 후보는 윤석열 대통령의 대선 공약이었던 광주 복합쇼핑몰과 관련해 "재벌에서 장사하겠다는데, 9천억 원을 투자해서 마치 협동조합처럼 운영해서 빨대를 꽂겠다고 하는 것이 광주·전북·전남의 민주당 정치인들"이라며 "싸그리(싹) 갈아치워야 한다"고 말했다.

김용태 후보는 항공교통 인프라 문제를 지적하며 "지방권력을 한 당에 몰아줬을 때 그리고 그들이 무능할 때 '데드락' 상황에 걸리는 것은 지방행정이고 그 피해는 국민들께 고스란히 전해질 것"이라고 했다.

태영호 후보는 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대장동 의혹을 언급하며 "이재명의 민주당은 위대한 광주의 민주화 정신을 버렸다"며 "이재명이 대통령 꿈을 꾼다고요? 제가 그 대통령 꿈 박살 내겠다"고 강경 발언을 쏟아냈다.

"싹 갈아치우자"…與최고위원 후보들, 광주서 불모지 당심 공략
'친윤(친윤석열) 대 비윤(비윤석열)' 후보들 간 유세에는 차이가 도드라졌다.

친윤계로 분류되는 후보들은 윤석열 대통령과의 인연을 강조하며 당정 간 일체감을 강조했다.

김병민 후보는 "호남을 지켜온 당원 동지 여러분이 윤석열 정부에서 함께 일할 기회를 가질 수 있도록 징검다리 역할을 하고자 한다"고 약속했다.

민영삼 후보는 "다시는 대통령을 괴롭히고 대통령과 갈등을 느끼는 당대표가 되지 않도록 최고위원으로서 열심히 모시겠다"며 내부 분란에 경계심을 드러냈다.

반면에 '친이준석계' 후보들은 당내 정치나 당정관계에 언급을 삼가며 광주·호남 지역 현안에 집중했다.

김용태 후보는 광주군공항과 무안국제공항 통합·이전, 호남권 관광·레저시설 확충 등을 약속했다.

허은아 후보는 고흥 시산도의 상수도 문제, 흑산도의 교통인프라 부족 등 도서 지역 인프라에 관해 구체적인 사례와 해법을 제시하며 차별화를 시도했다.

허 후보의 연설 도중에 일부 야유와 고성이 나오면서 사회자가 제지하는 일도 있었다.

중립을 표방하는 정미경 후보는 계파 논란과 거리를 두며 차별화를 시도했다.

정 후보는 2016년 총선 참패를 거론, "내년 총선 공천을 앞두고 또 '진윤 감별사'가 나오면 어쩌나"라며 "친윤, 비윤 구분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싹 갈아치우자"…與최고위원 후보들, 광주서 불모지 당심 공략
청년 최고위원직 한자리를 놓고 경쟁하는 4명의 후보도 저마다 2030 맞춤형 전략을 내세웠다.

광주 태생의 김가람 후보는 "호남 청년이 일본 여행을 가고 싶으면 인천에 갈 필요 없이 김해공항으로 가는 시스템을 공유하면 지역 화합, 지방공항 활성화에 앞장설 수 있다"며 영·호남 국내선 노선 부활을 공약했다.

김정식 후보는 전임 정부 시절 홍대 등 대학가에서 피켓 시위를 하며 겪었던 어려움을 공유하며 "마음 꺾이지 말고 여기(호남)에서 조직을 만들어달라. 중앙에서 돕고 싶다"고 말했다.

이기인 후보는 광주 송정역을 중심으로 호남·수도권, 동서 간 도시를 잇는 철도교통망을 재정비하고, 광주 도심 지하철도 대학가·야구장 등을 촘촘히 이어내도록 노선을 확충하겠다고 공약했다.

장예찬 후보는 "호남의 청년들이 중앙정치로 가는 길을 열겠다"면서 "호남 출신이 나을 수도 있지만, 힘이 있고 대통령과 언제든 소통할 수 있는 청년최고위원이 돼야 한다"며 '친윤 표심' 몰이에 나섰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