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뉴얼 어겼다"→"아니다"…광주시 상수도 행정 '갈팡질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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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부실 점검" 발표 하루 만에 정정자료로 번복
예방·대응·수습 총체적 부실로 비판 키워
광주시가 수돗물 공급 중단 사태의 한 요인으로 부실한 점검 사실을 지목했다가 하루 만에 번복했다.
미숙한 대응으로 비판은 커지고 행정 신뢰도는 추락하고 있다.
광주시는 16일 오후 정정자료를 배포하고 지난 12일 고장을 일으킨 덕남정수장 밸브 점검 과정의 수도법 위반 관련 사실을 바로잡았다.
강기정 광주시장은 전날 브리핑에서 "2020년 정수장 기술진단의 경우 수도법상 동작 시험이 의무화돼 있으나 실시하지 않았다"며 "(이번) 사고를 예방할 기회를 놓쳤다"고 진단했다.
그러나 확인 결과 동작 시험 의무화 규정은 2021년 4월 21일 개정된 수도시설 기술진단 매뉴얼에 그 근거가 마련됐다.
2020년 기술진단 당시에는 동작 시험을 하지 않았다 해도 수도법이나 매뉴얼 위반이라 볼 수 없는 상황이었다고 광주시는 설명했다.
하루 만에 '중대한 위반 사항'이 '위반이 아닌 것'으로 바뀌었다.
'과거 탓'을 하려고 부실한 점검을 섣불리 강조했다가 착오를 일으킨 것 아니냐는 평가가 나왔다.
부실 대응은 사고 발생 직후부터 이어지고 있다.
상수도사업본부는 사고 발생 사실을 재난 안전상황실에 곧바로 전파하지 않았다.
자체 복구에만 집중하다가 단수 예고 시각(오후 1시) 한 시간여 전(오전 11시 42분)에야 재난 안전 문자를 송출해 비난을 받았다.
서·남·광산구와 북구 일대 등 광주 5개 구 가운데 4개 구 단수가 예고되면서 100만명 가까운 시민이 영향을 받을 것이라는 예측까지 나왔지만, 실제 단수는 남구와 광산구 2만8천세대에서 이뤄졌다.
긴급 조치로 단수 세대를 줄였다는 시 설명에도 예측이 너무 부정확해 혼란을 키웠다는 반응이 나왔다.
강 시장은 이날 확대간부회의에서 "대응, 수습 과정에 큰 아쉬움을 느꼈다"고 토로하고 훈련, 업무 숙지를 주문했다.
강 시장은 "사고 대응에는 훈련만 한 것이 없고, 훈련 교범은 결국 매뉴얼이지만 우리가 얼마나 잘 숙지하고 있는지 의문"이라며 "식용수 사고 현장 매뉴얼은 1년에 2회 이상 훈련하도록 했는데 이를 충실히 이행하지 않은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강 시장은 또 "근래 사고와 현안들은 모두 유기적으로 연결됐다"며 "자신의 업무를 깊이 숙지하고, 연결된 업무도 이해하는 시간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예방·대응·수습 총체적 부실로 비판 키워

미숙한 대응으로 비판은 커지고 행정 신뢰도는 추락하고 있다.
광주시는 16일 오후 정정자료를 배포하고 지난 12일 고장을 일으킨 덕남정수장 밸브 점검 과정의 수도법 위반 관련 사실을 바로잡았다.
강기정 광주시장은 전날 브리핑에서 "2020년 정수장 기술진단의 경우 수도법상 동작 시험이 의무화돼 있으나 실시하지 않았다"며 "(이번) 사고를 예방할 기회를 놓쳤다"고 진단했다.
그러나 확인 결과 동작 시험 의무화 규정은 2021년 4월 21일 개정된 수도시설 기술진단 매뉴얼에 그 근거가 마련됐다.
2020년 기술진단 당시에는 동작 시험을 하지 않았다 해도 수도법이나 매뉴얼 위반이라 볼 수 없는 상황이었다고 광주시는 설명했다.
하루 만에 '중대한 위반 사항'이 '위반이 아닌 것'으로 바뀌었다.
'과거 탓'을 하려고 부실한 점검을 섣불리 강조했다가 착오를 일으킨 것 아니냐는 평가가 나왔다.
부실 대응은 사고 발생 직후부터 이어지고 있다.
상수도사업본부는 사고 발생 사실을 재난 안전상황실에 곧바로 전파하지 않았다.
자체 복구에만 집중하다가 단수 예고 시각(오후 1시) 한 시간여 전(오전 11시 42분)에야 재난 안전 문자를 송출해 비난을 받았다.
서·남·광산구와 북구 일대 등 광주 5개 구 가운데 4개 구 단수가 예고되면서 100만명 가까운 시민이 영향을 받을 것이라는 예측까지 나왔지만, 실제 단수는 남구와 광산구 2만8천세대에서 이뤄졌다.
긴급 조치로 단수 세대를 줄였다는 시 설명에도 예측이 너무 부정확해 혼란을 키웠다는 반응이 나왔다.
강 시장은 이날 확대간부회의에서 "대응, 수습 과정에 큰 아쉬움을 느꼈다"고 토로하고 훈련, 업무 숙지를 주문했다.
강 시장은 "사고 대응에는 훈련만 한 것이 없고, 훈련 교범은 결국 매뉴얼이지만 우리가 얼마나 잘 숙지하고 있는지 의문"이라며 "식용수 사고 현장 매뉴얼은 1년에 2회 이상 훈련하도록 했는데 이를 충실히 이행하지 않은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강 시장은 또 "근래 사고와 현안들은 모두 유기적으로 연결됐다"며 "자신의 업무를 깊이 숙지하고, 연결된 업무도 이해하는 시간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