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산할 것" 푸틴 위협에…국제 유가 80달러 육박 [오늘의 유가 동향]
국제 유가가 러시아의 다음달 감산 예고의 여파로 상승했다.

10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상업거래소에서 3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원유(WTI)는 전날보다 배럴당 2.1%(1.66달러) 오른 79.72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런던 ICE선물거래소의 4월물 브렌트유도 배럴당 2.2%(1.89달러) 급등한 86.39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지난 한 주 동안 WTI는 8.6%, 브렌트유는 8.1% 각각 상승했다. 러시아가 자국산 석유제품에 대한 서방 국가들의 가격상한제에 맞서 3월부터 하루 평균 50만 배럴씩 석유 생산을 줄인다고 발표한 것이 유가에 상방 압력을 가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유럽연합(EU)과 G7(주요 7개국)은 지난해 12월 5일부터 러시아산 원유에 대해 배럴당 60달러 이하로 제한하는 상한제를 시행하고 있다. 이달 초부터는 러시아산 정유 제품에 대해서도 가격 상한제를 적용했다.

알렉산드르 노박 러시아 부총리는 10일 러시아 관영뉴스통신사에 "가격상한제를 직·간접적으로 따르는 모든 이에게 석유를 판매하지 않겠다"며 이 같이 밝혔다. 다만 러시아의 감산이 예상 가능한 조치라는 점에서 유가에 미치는 영향이 더 길게 이어지진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감산할 것" 푸틴 위협에…국제 유가 80달러 육박 [오늘의 유가 동향]
CIBC 프라이빗웰스의 선임 에너지 트레이더인 레베카 배빈은 마켓워치에 "대부분의 애널리스트는 올해 러시아산 원유 생산이 하루 70만∼90만 배럴 줄어들 것으로 이미 예상하고 있다"며 "이미 가격에 반영된 요소"라고 말했다. 이어 "러시아보다 중국의 수요 회복이 유가에 중요한 요소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지난달 18일 발표한 보고서에서 중국의 코로나19 방역 완화 및 이에 따른 경제활동 재개로 전 세계 석유 수요가 전년 대비 하루 평균 200만 배럴 증가할 것으로 관측했다. 이는 역대 최고 수준인 하루 평균 1억170만배럴에 이를 것이란 전망이다.

이에 파티 비롤 IEA 사무총장은 최근 중국의 강한 수요 회복세로 인해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주요 산유국으로 이뤄진 협의체(OPEC+)가 감산 방침을 재검토할 필요가 생겼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아프신 자반 이란 OPEC 대표는 "중국 수요 회복으로 올해 하반기 국제 유가가 배럴당 100달러 정도까지 오른다"는 관측을 내놓았다.
김리안 기자 knr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