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게임 슈퍼파이프 '최연소 우승'으로 주목…"롤 모델은 클로이 김"

스노보드 기대주 최가온 "올림픽서 '꿈의 연기' 펼치고 싶어요"
최근 한국 스노보드에 큰 '샛별'이 떠올랐다.

아직 만 15세도 채 되지 않은 중학생 최가온(세화여중)이 주인공이다.

2008년 11월 3일생으로 이제 만 14세 3개월을 겨우 넘긴 그는 지난달 말 미국 콜로라도주 애스펀에서 열린 X게임을 통해 자신의 이름을 알렸다.

미국 스포츠 전문 매체 ESPN이 주관하는 세계적인 익스트림 스포츠 이벤트인 X게임에 한국 스노보드 선수가 초청을 받아 출전한 것부터 최가온이 처음이었는데, 여자 슈퍼파이프 종목 출전자 중 가장 나이가 어린 그가 우승까지 차지한 것이다.

특히 최가온은 파이프 종목 여자 최강자인 클로이 김(23·미국)이 2015년 1월 X게임에서 정상에 오를 때의 14세 9개월보다 훨씬 어린 나이에 정상에 올라 최연소 기록까지 갈아치우며 더욱 주목받았다.

스노보드 기대주 최가온 "올림픽서 '꿈의 연기' 펼치고 싶어요"
미국에서 담금질을 이어가는 최가온은 연합뉴스와의 서면 인터뷰에서 "X게임 때 포디움에 서는 게 목표였고, 실수 없이 제 런(run·스노보드 경기에서 한 차례 연기를 의미)만 성공적으로 마친다면 1등을 할 수도 있다고 생각했다.

진짜 1등을 하니 정말 기분이 좋고, 대회 당일엔 실감이 안 나더라"고 떠올렸다.

7살 때 스노보드를 타기 시작했다는 그는 어린 시절부터 미국을 비롯한 외국에서 주로 훈련하며 기량을 갈고닦았다.

스노보드 기대주 최가온 "올림픽서 '꿈의 연기' 펼치고 싶어요"
지난해 3월 국제스키연맹(FIS) 파크 앤드 파이프 주니어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여자 하프파이프 우승을 차지하고, 5월엔 국가대표로 선발되는 등 두각을 나타냈다.

현재는 미국 매머드 마운틴의 스노보드·프리스타일 스키 디렉터인 벤저민 위스너의 지도를 받으며 본격적인 성인 무대를 준비하고 있다.

최가온은 "겨울 훈련은 미국에서, 여름엔 스위스와 뉴질랜드에서 하고 있다.

늘 기본기에 충실히 하려고 한다"면서 "언니, 오빠와 떨어져서 지내는 게 가끔 힘들지만, 하얀 눈에서 아무 생각 없이 보드를 타는 게 즐겁고 멋있고 좋다.

눈 위에서 즐기는 스피드가 참 재미있다"고 귀띔했다.

이어 "원래도 보드를 타는 게 좋았는데, X게임에서 우승하고 나서는 더 좋아져다"며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 덧붙였다.

선수 생활 목표 중 하나로 품었던 X게임에서 공중에서 세 바퀴를 도는 1천80도 기술과 두 바퀴 반을 도는 900도 콤보 기술 등을 뽐내며 화려한 데뷔전을 치른 최가온은 한국 스노보드의 희망으로 떠올랐다.

당장 2024 강원 동계유스올림픽에선 금메달을, 나아가 3년가량 남은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에서도 입상을 기대하는 분위기다.

현재까진 2018년 평창 대회 때 이상호(28)가 스노보드 남자 평행대회전에서 은메달을 딴 게 한국 스키·스노보드의 유일한 올림픽 메달이다.

스노보드 기대주 최가온 "올림픽서 '꿈의 연기' 펼치고 싶어요"
"올림픽에서 제 '꿈의 런'을 해보고 싶다"는 포부를 드러낸 최가온은 "메달을 생각하면 부담스럽기도 하지만, 기대도 된다.

저의 런을 펼쳐 보이고 싶다"고 강조했다.

이어 "X게임을 성공적으로 치렀지만, 앞으로 준비해야 할 것들이 더 많은 것 같다"며 "지금처럼 하루하루 열심히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최가온의 롤 모델은 2018년 평창과 지난해 베이징에서 동계올림픽 여자 하프파이프 2연패를 달성한 클로이 김이다.

X게임을 거쳐 올림픽 무대까지 정복한 클로이 김은 자신의 뒤를 이을 유망주인 최가온에게 소셜 미디어로 X게임 우승 축하 메시지를 남기기도 했다.

최가온은 "하프파이프에 입문하고 클로이 언니의 영상을 유튜브에서 보고 그렇게 타고 싶다고 생각했다.

X게임 영상으로 처음 접한 뒤 해외 원정 훈련이나 캠프에서 마주치기도 했는데, 말도 잘하지 못하고 우러러보기만 했다"며 "정말 멋있고, 지금도 제 롤모델"이라고 전했다.

최가온은 이달 24일부터 미국 콜로라도주 코퍼마운틴에서 열리는 또 다른 세계적인 익스트림 스포츠 대회 '듀 투어'에도 초청돼 기량을 발휘할 예정이다.

그는 "듀 투어에서도 즐기면서 제 런에 집중하고 싶다"며 "시즌을 치르는 동안은 미국에서 벤 코치님과 제 런을 만드는 데 집중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