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이노베이션이 창사 후 처음으로 4조 2교대 근무 제도를 도입했다. 하루 12시간 근무하는 대신 쉬는 날을 늘려 워라밸(일과 휴식의 균형)을 보장하겠다는 취지다.

SK이노베이션 노사는 9일 서울 종로 SK서린빌딩에서 ‘2023년도 임금 교섭 조인식’을 열고 이런 내용에 합의했다. 4조 2교대 시스템은 울산콤플렉스(울산CLX)에서 일하는 SK이노베이션, SK에너지, SK지오센트릭, SK엔무브 구성원에게 적용한다. 기존 4조 3교대 체제에선 직원 한 명이 하루는 낮에, 하루는 밤에 일해야 했다. 3일 연속으로 매일 다른 시간에 8시간씩 근무한 뒤 하루를 쉬는 구조다. 지난해 2월 8일부터 이달 7일까지 1년간 4조 2교대를 시범 도입한 결과 업무 효율이 향상됐을 뿐만 아니라 직원의 만족도도 크게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2교대 체제에선 하루 12시간씩 이틀을 집중적으로 근무한 뒤 이틀 동안 연이어 쉴 수 있다.

이 내용이 담긴 임금 협상안은 SK이노베이션 노조가 7일 조합원을 대상으로 진행한 투표에서 96.75%의 찬성률로 최종 타결됐다. 이 회사 임협 역사상 최고 수준의 찬성률이었다는 설명이다. 김준 SK이노베이션 부회장은 “지속할 수 있는 선진 노사 문화의 시대를 열겠다”고 말했다.

석유화학업계에선 공장을 24시간 가동해야 하기 때문에 4조 3교대를 채택한 사례가 많다. 그러나 주 52시간제 도입 등 제도 변화와 맞물려 근로자의 인식이 바뀌면서 4조 2교대 도입을 고민하는 기업이 늘고 있다. LG화학, 롯데케미칼 등도 4조 2교대 전환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장서우 기자 suw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