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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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은행 가계대출 잔액이 4조6000억원 줄었다. 19년 만의 최대 감소폭이다. 금융당국 압박에도 여전히 높은 대출금리에 부동산 시장 침체 영향이 겹친 결과로 풀이된다.

한국은행이 9일 발표한 ‘2023년 1월중 금융시장 동향’에 따르면 은행 가계대출(정책모기지론 포함)은 지난달 4조6000억원 감소했다. 2004년 1월 통계 속보치 작성 이후 가장 큰 감소폭이다. 가계대출 중 기타대출이 4조6000억원 줄어 전달(-2조9000억원)에 이어 감소폭을 키웠다. 한은은 “높아진 금리수준, 강화된 대출규제(차주단위 DSR 3단계) 영향에 명절 상여금 유입 등 계절적 요인도 가세하여 감소폭이 확대됐다”고 밝혔다. 가계대출 중 주택담보대출은 지난해 12월 3조1000억원 늘었으나 지난달에는 증감이 없었다. 주택담보대출 중에서 전세자금대출은 1조8000억원 감소했다. 반면 이날 금융위원회가 발표한 자료에서는 주택담보대출이 6000억원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위 자료는 한은 자료와는 달리 비은행 대출을 포함한다.

은행 기업대출은 연말 일시상환분 재취급, 부가가치세 납부 수요 등으로 7조9000억원 증가했다. 지난해 12월 9조4000억원 감소했다가 지난달 증가세로 전환했다. 개인사업자대출은 9000억원 감소하여 1월 기준으로 관련 통계 속보치 작성(2009년6월) 이후 처음으로 감소했다.

지난달 은행 수신은 감소폭이 크게 확대됐다. 지난해 12월 -15조2000억원에서 지난달 -45조4000억원으로 늘어났다. 수시입출식예금이 전월 일시 유입된 법인자금 유출, 부가가치세 납부, 은행의 자금조달 유인 약화 등으로 59조5000억원 감소했다. 2002년 1월 통계 속보치 작성 이후 최대 감소폭이다. 정기예금도 예금금리 하락 등 영향으로 9000억원 줄었다.

자산운용사 수신은 증시 활황 여파로 큰 폭 증가했다. 지난해 12월에는 4조6000억원 줄었지만 지난달에는 51조4000억원 늘었다. 대표적 단기 금융상품인 머니마켓펀드(MMF)는 은행자금 재예치, 국고 여유자금 운용, 금리메리트 등에 따른 법인자금 유입 등으로 39조원 늘었다. 주식형펀드는 4조1000억원, 채권형펀드는 2조원, 기타펀드는 6조9000억원 증가했다.

회사채는 연초 기관의 자금운용 재개 등으로 순발행 규모가 확대됐다. 지난해 12월 증가폭은 6000억원이었지만 지난달에는 3조2000억원이었다. 기업어음(CP)·단기사채 발행은 우량물을 중심으로 6조9000억원 늘었다. 임도원 기자 van769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