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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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지수가 반등하자 외국계 기관들이 저가 매수에 나서고 있다. 미 달러화 약세, 금리 상승 둔화 등으로 한국 증시가 회복세를 이어갈 것이란 전망이 나오면서다. 외국계 기관들은 은행주와 낙폭과대 대형주를 집중적으로 사들였다. 중소형 제약·바이오주도 매수 목록에 올랐다.

◆우리·JB금융 신규 취득

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올해 들어 외국계 기관들은 20여건에 달하는 보유 지분 확대 공시를 냈다. 작년 11~12월에는 관련 공시가 거의 없었다. 투자자는 한 종목의 지분이 5%를 넘으면 거래 내역을 금감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해야 한다.

블랙록은 지난 6일 우리금융지주 지분 5.07%를 신규로 매수했다고 공시했다. 같은날 더캐피탈그룹은 JB금융지주 지분 5.11%를 사들였다고 밝혔다. 오르비스인베스트먼트는 카카오뱅크 지분 27.17%를 보유한 한국금융지주 지분율을 5.8%에서 7.47%로 늘렸다.

외국인이 은행주를 점찍은 이유는 은행들이 배당 확대, 자사주 소각 등 주주환원 정책을 확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금융지주는 작년 시가배당률을 9.8%(주당 1130원)로 책정했다. JB금융지주는 지방은행 중 처음으로 분기배당을 도입하는 등 주주가치 제고에 나서고 있다.

블랙록의 우리금융지주 최근 매수 단가는 1만3000원 안팎이다. 더캐피탈그룹의 JB금융지주 매수 단가는 1만42원이다. 현재가는 각각 1만2800원, 1만70원이다. 두 종목이 중장기적으로 상승세를 지속할 것이라고 내다보고 매수에 나섰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건설·바이오도 사들여

외국인은 투자 심리가 최악을 보이고 있는 건설과 바이오주도 사들였다. 업황 개선을 내다보고 저가 매수에 나섰다는 분석이다. 모건스탠리는 GS건설 지분을 5.41% 신규로 매수했다. 베어링자산운용은 동아쏘시오홀딩스 지분을 기존 5%에서 6.02%로 확대했다.

건설주가 레고랜드발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우려로 소외되고 있지만 GS건설은 증권업계에서 긍정적 평가를 받고 있다. BNK자산운용은 베트남 신도시 개발 사업, 수처리 및 주택 모듈러 사업이 본격화되면서 올해 실적이 회복세로 돌아설 것이라고 내다봤다.

동아쏘시오홀딩스의 올해 영업이익 컨센서스(증권사 전망치 평균) 700억원이다. 전년 대비 32.1% 늘어난 수치다. 건강음료 ‘박카스’ 판매가 급증하고 있어서다. 자회사 에스티젠바이오를 통해 전개하는 바이오 의약품 위탁개발생산(CDMO) 사업도 신성장 동력으로 꼽힌다.

중소형주 가운데서는 밸브 제조업체 하이록코리아, 반도체 소재 업체 솔브레인 등이 선택을 받았다. 피델리티매니지먼트는 두 종목의 지분을 각각 8.37%, 6.56%까지 확대했다. 푸드나무, 고영,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등도 주요 외국계 기관의 매수 종목에 들었다.

국내 기관은 매매 패턴이 혼재되는 모습을 보였다. KB자산운용은 주요 투자 종목이었던 파크시스템스, 크레버스, 오스템임플란트, 골프존뉴딘홀딩스 지분을 각각 2%포인트가량 줄였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대한약품, 올릭스 지분을 각각 7.17%, 5.99%까지 확대했다.

박의명 기자 uimy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