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11월 24일부터 학교에 미인정 결석…친부·계모 체포
"아들 혼자 엄마에게 극존칭"…초등생 사망에 이웃 충격
"아들만 가족이랑 이상하게 겉도는 느낌이 났어요."

8일 오전 몸 곳곳에 멍이 든 채 숨진 초등학교 5학년생 A(12)군 가족이 살던 인천시 남동구 한 아파트 주민들은 당혹스러운 기색을 감추지 못했다.

전날 저녁 늦게 언론으로 사건을 접한 주민들은 요즘 보기 드물게 자녀가 셋이나 되던 A군 가족을 기억하고 있었다.

한 주민은 "이 가족이 이사 온 지 6개월 정도 됐는데 보면 뭔가 이상했다"며 "초등학생 아들이 '어머니'라거나 '하셨어요'라며 극존칭을 쓰는데 어린 딸들은 그렇지 않았다"고 떠올렸다.

이어 "아들만 이상하게 가족과 겉도는 느낌이 있어서 다자녀 특혜 때문에 어디서 입양을 했나, 딴 데서 데려온 애인가 그런 생각도 했다"며 "집 구경도 간 적이 있는데 애 아빠는 이웃들과 말도 안 섞고 성격이 상당히 무뚝뚝해 인상이 별로 좋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폴리스라인이 쳐진 A군 집 현관 앞에는 작은 자전거 3대와 유아용 킥보드가 놓여 있어 아이가 여럿 있는 집임을 짐작게 했다.

다른 주민들도 최근 이사 온 이 가족을 평소 오며 가며 자주 봤다고 기억했다.

이들 가족이 저층에 살아 공동현관 쪽에서 마주칠 일이 많았고, 부인이 임신한 상태여서 눈에 더욱 띄었다고 한다.
"아들 혼자 엄마에게 극존칭"…초등생 사망에 이웃 충격
같은 아파트에 사는 한 주민은 "이 집이 이사 올 때 내부를 싹 고치고 들어와서 주민 몇몇이 구경하러 가기도 했다"며 "아이 아빠가 인테리어 업자라는 이야기도 들었다"고 전했다.

다른 주민도 "어린 딸 둘에 남자아이 하나인데 엄마가 임신한 상태여서 기억이 더 잘 난다"며 "그냥 지나가며 봤을 때는 이상한 건 못 느꼈고 평범해 보이는 가족이었다"고 말했다.

A군 가족은 평소 대형 캠핑카를 몰고 다녀 주차 공간 문제로 종종 민원이 들어오긴 했지만 그 밖에 이웃들과 별다른 마찰은 없었다.

경찰은 전날 자택에서 아들 A군을 학대해 숨지게 한 혐의로 친부 B(39)씨와 계모 C(42)씨를 긴급체포해 조사하고 있다.

B씨가 전날 오후 1시 44분께 "아이가 숨을 쉬지 않는다"며 119에 직접 신고했다.

A군은 호흡과 맥박이 없는 심정지 상태로 119 구급대의 심폐소생술(CPR) 조치를 받으며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숨졌다.

숨진 A군의 몸에서는 타박흔(외부 충격으로 생긴 상처)으로 추정되는 멍 자국이 여러 개 발견됐다.

B씨 등은 경찰 조사에서 "몸에 있는 멍은 아이가 자해를 해서 생긴 상처"라며 학대 혐의를 부인했다.

조사 결과 C군은 지난해 11월 24일부터 홈스쿨링을 이유로 학교에 나오지 않아 교육당국이 집중관리하는 학생이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