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反정부 투쟁' 띄운 민주노총…"5월 총궐기, 7월 총파업"
민주노총이 정부가 추진하는 노동개혁을 '노동개악'으로 규정짓고 반(反) 정부 투쟁을 전면화하겠다고 밝혔다.

양경수 민주노총 위원장은 8일 서울 중구 민주노총에서 가진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윤석열 대통령, 이정식 고용노동부 장관에게 '노동 개혁'과 관련한 공개토론을 제안하며 이 같이 말했다.

양 위원장은 "국민이 지켜보는 가운데 누가 진정한 노동 개혁을 이야기하는지 민주노총과 토론하자"며 "공간이 마련되면 좋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필요하다면 대통령도 좋고 노동부 장관도 좋고, 생방송 공개토론을 해보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최근 국정원과 경찰이 민주노총 본사 사무실을 전격 압수수색한 데 대해서는 "한편의 쇼라고 생각한다"며 민주노총을 마치 불온한 집단, 종북세력인 것처럼 만들고 있다고 주장했다.

양 위원장은 또 "윤석열 정권이 민주노총을 공격해서 얻는 반사이익은 맥시멈 47~48% 지지율"이라며 "대선에서 지지하지 않았던 사람이 노조를 공격한다고 지지하지는 않을 것"이라고도 말했다.

민주노총은 오는 5월 20만명 총궐기, 7월 대규모 총파업을 통해 '반 윤석열 투쟁'을 전면화하기로 했다. 7월 총파업 투쟁은 약 2주간 진행할 계획이다. 금속노조 19만명, 건설노조 10만명 등이 참여해 예년보다 훨씬 큰 규모로 하겠다는 것이 민주노총 구상이다.

양 위원장은 'MZ세대'로 불리는 청년층을 주축으로 한 노동조합들이 노동협의회를 구성한 데 대해서는 "환영한다"면서도 이들이 민주노총과 달리 정치적 목소리는 내지 않겠다고 약속한 데 대해서는 "아쉽다"고 했다.

양 위원장은 "한국 사회에서 한미관계나 남북관계 등 정치적 사안에 개입하고 의견을 내지 않으면 노동자의 삶이 바뀌지 않는다"며 "한반도에 평화적 분위기가 확장돼 군비를 감축하면 남는 재원을 복지, 노동자 예산으로 쓸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2002년 일명 '효순이 미선이 사건'을 언급하며 "MZ세대로 일컬어지는 분들은 이 같은 대중적 반미투쟁 당시 아주 어렸거나 아예 경험해보지 못했을 것"이라며 "시간이 흐르고 그분들도 노조 활동을 하다 보면 정치문제 개입이 결과적으로 노동자와 서민의 삶을 바꾸는 데 중요한 의제라는 사실에 동의하게 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정부의 노조 회계 투명성 강화 방안과 관련해서는 구체적인 재정 자료는 정부에 제공하지 않기로 했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법에 따른 제공 의무가 있는 자료는 제공하되, 정부가 '노조 탄압'이라는 불순한 의도를 가진 만큼 모든 요구에 응하지는 않겠다는 것이다.

양 위원장은 대통령 직속 노사정 사회적 대화 기구인 경제사회노동위원회(경사노위)에 참가할 계획이 없다는 점도 분명히 했다.

그는 "지금까지 노사정 간 사회적 대화가 유의미하고 아름다운 결과로 이어진 적이 단 한 번도 없다"며 "경사노위는 노동자 문제에 긍정적인 역할을 하기가 어렵다. 노정 간 대화를 우선시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사진=연합뉴스)


김현경기자 khkkim@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