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가 SM엔터테인먼트가 발행한 신주 및 전환사채를 인수해 2대 주주에 오를 전망이다. 최대주주인 이수만 총괄프로듀서는 “명백한 위법 행위”라며 즉각 법적 대응에 나서겠다고 발표했다. 행동주의펀드 및 카카오를 우군으로 확보한 SM엔터 경영진과 창업자가 경영권을 두고 정면 충돌을 벌이게 됐다.

카카오는 7일 이사회를 열고 SM엔터가 제3자 배정 유상증자 형태로 발행하는 신주 4.91%(123만 주)를 다음달 6일 1119억원(주당 9만1000원)에 인수하기로 했다고 공시했다. 카카오는 또 1052억원을 투입해 SM엔터 전환사채를 사들이기로 했다. 보통주 전환 기준으로 4.14%(114만 주)다. 전환이 이뤄지면 총 9.05%의 지분을 확보한다. 투자가 완료되면 카카오는 창업자인 이 총괄(18.46%)에 이어 2대 주주가 된다.

카카오는 투자 이유로 ‘사업 협력’을 들었다. 카카오와 자회사 카카오엔터테인먼트, SM엔터 3자 간 업무협약도 맺었다. 하지만 이 총괄 측은 ‘경영권 분쟁’으로 해석했다. SM엔터 경영진이 행동주의펀드 얼라인파트너스와 손잡고 이 총괄에게 등을 돌린 상황에서 카카오에 신주를 발행하는 것은 우호 지분을 확보하기 위한 것이란 주장이다. 카카오는 지난해 말까지 이 총괄 보유 지분을 인수해 단번에 SM엔터 최대주주에 오르는 방안을 두고 협상을 벌였지만 가격 및 조건 차이로 지연됐다.

이 총괄은 이날 법무법인 화우를 통해 카카오에 대한 ‘신주 발행 금지 가처분 신청’과 위법한 결의에 찬성한 이사들에게 민·형사상 법적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밝혔다.

차준호/이승우 기자 chac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