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적을 바랐건만…' 청보호 실종자 가족들 짙어진 슬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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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실종자 가족들은 대기소가 마련된 전남 신안군수협에서 서로 별다른 대화를 나누지도 못한 채 마냥 발만 동동 구르며 발견 소식만 기다렸다.
실종 선원 9명 중 한국인 선원은 7명으로, 이 중 3~4명은 청보호에 타기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아 가족들까지 서로 알고 지내는 사이는 아니었다고 했다.
직계 가족이 없거나 건강이 좋지 않아 자리를 지키지 못하는 가족도 있었다.
가족대기소에 가라앉은 무거운 침묵은 이들을 지원하기 위해 나온 공무원들도 말을 건네기가 힘들 정도였다.
뒤늦게 도착한 한 실종자 어머니가 울음을 터트리자 어렵게 지켜온 무거운 침묵도 쏟아져 내려 대기소는 순식간에 눈물바다로 변했다.
가족들은 전날 지자체가 마련해 준 숙소에서도 거의 뜬눈으로 밤을 지새운 듯 초췌한 기색이 역력했다.
지자체가 준비한 식사조차 제대로 못 했다고 했다.
가족의 생환을 기대하는 이들에게 기적은 아직 일어나지 않았다.
오후가 되면서 실종자가 숨진 채 발견됐다는 안타까운 소식만 전해지자 대기소 분위기는 더욱 어두워졌다.
수색 장기화가 우려되는 상황에서 시신이라도 빨리 찾았으면 좋겠다는 가족도 있었다.
수색에 오랜 시간이 걸릴 수 있다는 말에 한 실종자 가족은 타지에 있는 집으로 돌아가던 중 자신의 가족이 발견됐다는 소식을 듣고 급히 돌아오기도 했다.
이날 발견된 실종자들의 시신은 우선 목포 소재 장례식장에 안치된다.
거처가 타지에 있는 유가족들은 절차를 마무리하는 대로 빈소를 각자 지역에 마련하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안군 관계자는 "실종자 가족의 편의와 유가족들의 장례 지원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