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료 장기화 예상…경영공백 최소화 위한 결정"
'이체수수료 면제'로 업계 주도했지만 건강에 발목…이르면 8일 후임 추천

지난해 12월 말 취임한 한용구 신임 신한은행장이 한 달여 만에 물러났다.

신한은행은 한 은행장이 지난주 건강상의 사유로 은행장직을 사임하겠다는 뜻을 밝혔다고 6일 전했다.

신한은행에 따르면 한 은행장은 "치료가 장기화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경영 공백의 최소화를 위한 결정"이라며 "불확실성이 가중되는 현재 상황에서 신한은행의 안정적 성장과 흔들림 없는 영업전략 추진을 위해 빠르게 결심했다"고 말했다.

한 행장은 지난해 12월 20일 신한금융 자회사경영관리위원회(자경위)로부터 진옥동 신한은행장 후임으로 추천됐다.

1966년생인 그는 청주고와 성균관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1991년 신한은행에 들어와 연금사업부 부장, 신한금융지주 원신한전략팀 본부장, 신한금융투자 부사장, 신한은행 부행장 등을 역임했다.

특히 신한은행 영업그룹장으로서 전국 영업조직을 지휘하며 신한금융이 잇따라 사상 최대 실적을 거두고 순이익 1위 자리를 탈환하는 데 크게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취임하자마자 모바일·인터넷 뱅킹, 창구(60세 이상) 이체 수수료를 없애는 등 '고객 중심' 경영도 발 빠르게 실천해 업계와 시장의 주목을 받았다.

신한금융 관계자는 "영업 경험이 워낙 풍부하신 분이라 고객의 니즈(필요·욕구)를 누구보다 잘 알고, 그에 맞춰 계속 의욕적으로 정책을 펼쳐나갈 것으로 기대했는데, 건강 때문에 뜻을 다 펴지 못한 것 같아 아쉽다"고 말했다.

신한금융지주는 이른 시일에 자회사경영관리위원회를 열어 후임 은행장 후보를 추천할 예정이다.

가까이는 오는 8일 신한금융지주 이사회가 열리는데, 이사진과 자회사경영관리위원회 구성원이 많이 겹치는 만큼 후보 추천이 이뤄질 가능성이 있다.

신한금융 관계자는 "만약 8일 후보가 추천되면 신한은행 이사회를 열어 확정하는 데는 1주일이 채 걸리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다만 지난해 말 그룹 계열사 경영진 인사가 마무리된 상태라, 특정 계열사 대표가 신임 행장으로 이동할 경우 연쇄 이동과 함께 해당 계열사 조직은 다소 혼란을 겪을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한용구 신한은행장, 건강 문제로 한 달여 만에 사의(종합)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