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중수색 난항 속 선내 기관실·침실 등에서 시신 수습 해상수색 확대·인양 준비 마무리…사고 원인 추정 '난무'
청보호 전복 사고가 발생한 지 3일째인 6일 선체 내부에서 실종자 4명이 연이어 발견됐다.
발견된 실종자는 모두 사망한 채 수습됐으며, 구조 당국은 선체 내부 수색을 위해 선체 인양 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당국이 실종자 수색에 집중하고 있는 상황에서, '도색 수리 정황' 등 사고 원인에 대한 새로운 의혹과 정황들이 나오고 있다.
◇ 실종자 9명 중 4명, 선체 내부서 사망 상태로 수습 청보호는 지난 4일 오후 11시 19분께 사고해역에서 침수로 인해 뒤집혀 승선원 12명 중 3명이 구조되고 9명이 실종됐다.
실종자 수색 사흘째인 이날 새벽 첫 번째 실종자 발견 소식이 전해졌다.
민간잠수사가 선체 내부 침실에 진입해 통발 등 장애물을 치우다 사망 상태인 실종자를 발견했다.
첫 번째로 수습된 실종자는 기관장 김모(65)씨로, 사고 당시 배가 뒤집히기 직전까지 외국인 선원과 함께 기관실에서 물을 퍼내는 것이 목격됐다.
이날 낮에는 2명의 실종자 추가 발견 소식이 연이어 전해졌다.
오전 11시 54분과 낮 12시 3분께 청보호 선미 쪽 선원 침실에서 심정지 상태로 선원 이모(58)씨와 주모(56)씨가 수습됐다.
이날 오후에는 선체 내부에서 선원 여모(54)씨가 사망한 채로 추가 수습됐다.
사망자들은 목포 지역 장례식장에 임시 안치된 후 각자의 고향 등 빈소로 옮겨져 장례를 치를 전망이다.
청보호 전체 승선원은 12명이었는데, 선원 3명은 사고 직후 상선에 의해 구조됐고, 이날 4명의 실종자가 발견됨에 따라 실종자는 5명이 남았다.
◇ 수중수색 여전히 난항…인양 작업에 속도 실종자를 연이어 찾아냈지만, 수중수색은 여전히 어렵다.
선체 내부에 어망과 어구가 복잡하게 얽혀있고, 대조기에 물살마저 거세 잠수 수색을 이어가지 못할 만큼, 3노트 이상 속도의 조류가 이어지고 있다.
실종자 가족의 인양 동의를 얻은 구조당국은 선체 내부 수색을 위한 인양을 서두르고 있다.
전날 밤늦게 인양용 크레인선과 바지선이 현장에 도착했고, 크레인선과 청보호를 고정하는 작업까지 마쳤다.
이날 오후 조류가 바뀌는 시간대에는 유실 방지막을 청보호 주변에 둘러 설치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
구조당국은 유실 방지막 설치를 완료하면, 물살을 고려하면서 청보호 선체를 들어 올려 바지선에 올릴 계획이다.
거센 조류 탓에 인양이 쉽지 않으면 선체를 임자도 인근으로 옮겨 잔잔한 바다에서 인양을 시도한다는 대안도 마련했다.
◇ 침수·전복 원인 추정만 '난무' 실종자 수색이 가장 우선인 상황에서 청보호 사고 원인에 대한 조사는 뒷순위로 밀려 있다.
그러나 현재까지 나온 진술과 정황을 토대로 사고 원인에 대한 다양한 추정이 쏟아지고 있다.
생존 선원은 ▲ 누수와 급격한 침수 ▲ 5도 기우뚱 운항 ▲ 상시 엔진 이상 등이 있었다고 사고 전조 증상 목격담을 전했다.
여기에 건조 1년도 되지 않은 선박 바닥을 최근 도색했다는 진술 등이 추가돼 도색 수리 배경에도 관심이 쏠렸다.
해경은 "현재까지 선체 외부에 파공이나 균열이 발견되지 않았다"며 "정확한 사고 원인은 인양 후 정밀조사와 CCTV 감식 등을 거쳐야 알 수 있다"는 입장이다.
청보호를 건조한 조선소 측도 "도색은 따개비를 달라붙지 않게 하기 위해 수시로 하는 것"이라며 "기관실에 물이 반쯤 잠겼다는 구조자의 진술도 믿을 수 없다"며 배에는 문제가 없었다는 입장을 밝혔다.
목포해양대학교 항해안전학부 김광수 교수는 "외부 파공 등이 없는 상태에서 침수가 됐다면 바닷물을 끌어들이는 통로인 '해수상자' 등도 살펴볼 필요가 있다"며 "진수 초기부터 구조적 결함이 있었는지 운항 도중 관리부실이나 사고 발생 등으로 배에 문제가 생긴 것인지는 인양 후 구체적으로 조사해봐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