安, 용산發 공개 경고장에 일단 '숨 고르기'…친윤 견제는 지속

이날 공개 일정 취소 후 정국 구상…선대위 "대통령실 입장 이해·유념"
安 "'윤핵관' 표현 안쓰겠다"면서도 "걱정 많아"…친윤에 부정적 당심 공략

국민의힘 3·8 전당대회 당권주자 안철수 후보가 대통령실 측의 전방위 압박에 6일 일단 '숨 고르기'에 들어갔다.

안 후보는 전대 레이스 개막 이후 당내 친윤(친윤석열)계에 대한 비판 강도를 거침없이 끌어올려 왔지만, '선을 넘었다'고 판단한 대통령실이 직접 나서 공개 경고장을 날리는 상황이 되자 속도 조절에 들어간 모양새다.

그는 이날 오전 라디오 생방송 출연 이후로 예정된 독거노인 및 소외계층을 위한 무료 배식 봉사와 KBS 대담 출연 등 공개 일정을 모두 취소했다.

갑작스러운 공지여서 배경을 놓고 당 안팎의 시선이 집중됐다.

이에 캠프 관계자는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경선이 과열되는 상황에서 더 이상의 확전은 자제해야 한다는 메시지"라며 "잠행하는 것은 아니고 캠프에서 정책 구상에 몰두하면서 내일 예정된 일정은 참석할 것"이라고 말했다.

안 후보 본인도 대통령실 문제 제기에 수긍하는 모양새로 '확전'은 피했다.

그는 이날 오전 MBC 라디오에서 이진복 정무수석이 지적한 '윤안(윤석열-안철수) 연대'란 표현에 대해 "윤 대통령의 국정과제를 정말 충실하게 존중하면서 실행에 옮기겠다는 그런 뜻이었는데 그걸 나쁜 표현이라고 그렇게 생각하신다면 저는 쓰지 않을 생각"이라고 말했다.

또 '윤핵관'(윤대통령 핵심 관계자)이란 말에 대해서도 "부정적인 그런 어감들이 있어서 저도 쓰지 않기로 했다.

제가 전혀 그런 의도가 없었고 (윤 대통령이) 그렇게 생각하실 줄도 사실은 제가 몰랐었다"고 해명했다.

경선캠프 선거대책위원장을 맡은 김영우 전 의원은 언론에 보낸 입장문에서 "대통령실의 입장에 대해서도 우리는 이해했고 공정한 선거를 위해 노력하겠다는 것이 기본 입장"이라면서 "공정선거를 우려하는 대통령실의 입장을 잘 유념해서 전대 성공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경쟁자 김기현 후보를 지지하는 친윤 세력에 대해서는 대통령실과 분리 대응해 견제하는 기조는 이어질 걸로 보인다.

대통령실과 더 각을 세우는 상황은 부담이지만, 장제원 의원을 위시한 이른바 '윤핵관' 그룹에 대해서는 여전히 부정적인 당심(黨心)이 적지 않다고 보고 이 부분을 고리로 당권 레이스에서 우위를 이어가려 하지 않겠느냐는 것이다.

안 후보가 MBC 라디오에서 '윤핵관' 표현에 담긴 부정적 의미에 대해선 "그런 일이 있으면 안 되는데 그런 걱정들이 많지 않으냐"라고 지적한 것도 이런 맥락으로 해석될 수 있다.

안 후보측 관계자는 "최근 안 후보가 앞서는 여론조사 결과에 당황한 김 후보 측이 결국 작금의 상황을 만들어낸 것 아니겠느냐"라며 김 후보와 친윤 그룹에 대한 비판적 견해를 밝히면서 "당원과 국민들은 순리에 따라 판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