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달 내내 오르던 구리 가격, 하락 전환한 이유는? [원자재 동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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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리 가격이 이달 들어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중국 리오프닝으로 인한 수요 증가 기대감이 가격에 충분히 반영되면서 숨 고르기에 들어간 것으로 분석된다.
5일(현지시간) 오후 2시 현재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거래되는 구리 가격(2월물)은 전 거래일 대비 0.22% 하락한 파운드당 4.054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구리는 자동차, 건설 등 산업 전반에 두루 쓰이는 금속으로 경기 흐름을 가늠할 수 있는 선행 지표로 활용된다. 구리 가격이 오르면 경기가 좋아지고, 구리 가격이 하락하면 경기가 위축된다는 신호로 읽힌다. 이런 특징으로 구리는 '닥터 코퍼(Dr. Copper, 구리 박사)라는 별칭이 있다.
지난 1월 한 달간 구리 가격은 상승 곡선을 그렸다. 미국 중앙은행(Fed)이 기준금리 인상 속도조절에 나설 것으로 점쳐지면서 구리 가격이 뛰어올랐다. 긴축 기조 완화로 달러 강세가 누그러지면 달러로 거래되는 구리 수요가 증가하면서 가격이 상승한다. 중국이 제로 코로나 정책을 폐기한 뒤 경제활동을 재개하면서 구리 수요가 늘어날 것이란 전망도 가격을 밀어올렸다. 하지만 구리 가격은 이달 초부터 하락세로 접어들었다. 구리 가격의 하방 요인은 복합적이다. 먼저 중국 리오프닝에 대한 기대감이 이미 구리 가격에 반영됐다는 분석이 있다.
이달 말이나 3월에 접어들어서야 중국의 경제활동이 본격적으로 재개할 것이란 전망도 구리 가격을 끌어내리는 요인으로 지목된다. 아직 경제활동이 정상화되지 않은 만큼 구리 수요도 급증하지 않았다는 얘기다.
원자재 분석기관 상하이메탈마켓은 "중국 경제가 점진적으로 회복된다는 점은 비교적 확실하다"면서도 "중국 경기 회복 모멘텀이 약화된다면 구리 가격은 큰 하방 압력에 처할 수 있다"고 관측했다.
덴마크 투자은행(IB) 삭소은행은 "세계 최대 금속 소비국인 중국은 냉각된 부동산 경기를 되살리는 데 여전히 어려움을 겪고 있고, 수출 둔화도 문제"라면서 "중국의 금속 수요 개선은 오는 2분기부터 본격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허세민 기자 sem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