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약을 매매·수수했지만 투약하지 않은 경우 ‘마약류사범’에 해당하지 않아 약물중독재활교육 프로그램 이수 명령을 내릴 수 없다는 대법원판결이 나왔다.대법원 3부(주심 엄상필 대법관)는 지난해 12월 24일 마약류관리에관한법률위반(향정) 혐의로 기소된 A 씨에게 징역 1년 2개월을 선고하고 40시간의 약물중독재활교육 프로그램 이수를 명한 원심판결 중 이수 명령 부분을 깼다고 19일 밝혔다.A씨는 2023년 1월 20일부터 22일까지 부산 사하구에서 B씨에게 필로폰 0.14g을 매매하고, 같은 해 2월 중순 C씨로부터 필로폰 5g을 무상으로 수수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1, 2심은 A씨의 혐의를 모두 유죄로 인정해 징역 1년 2개월을 선고하고 29만8000원의 추징했다. 재판부는 A씨에게 40시간의 약물중독재활교육 프로그램 이수도 함께 명령했다.대법원은 A씨에게 약물중독재활교육 프로그램 이수를 명령할 근거가 없다고 보고 이 부분을 파기했다. A씨가 마약류관리법에서 정의하는 ‘마약류사범’에 해당하지 않기 때문이다.재판부는 “‘마약류사범’에게는 재범 예방에 필요한 교육의 수강명령이나 재활교육 프로그램의 이수 명령을 내려야 하지만 ‘마약류사범’은 마약류를 투약, 흡연 또는 섭취한 사람을 가리킨다”며 “A씨의 범죄사실은 마약류를 ‘매매 및 수수’했다는 것이어서 마약류사범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시했다.황동진 기자 radhwang@hankyung.com
봉준호 감독이 고(故) 이선균을 언급하며 미안하다는 심경을 전했다.19일 방송계에 따르면 전날 방송된 MBC '손석희의 질문들'에는 영화감독 봉준호가 출연했다.이날 손석희는 "'기생충'에서 함께 했던 고 이선균 배우가 비극적으로 삶을 마감해서 아직도 안타깝게 여기는 분들이 있다. 이유를 막론하고 (경찰 수사) 과정이 문제가 있지 않았나 하는 의견들을 많이 가지고 계신다. 그 사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라고 물었다.이에 봉준호는 "같이 일을 했던 분이고 여러 가지 기억들이 교차한다. 누가 뭐라고 해도 좋은 사람이었다. 좋은 배우였고"라고 말했다.봉준호는 이선균 사망과 관련해 문화, 예술계 동료들과 모여 수사 기관과 언론 등을 향해 목소리를 냈다. 당시 봉준호는 "고인의 수사에 관한 내부 정보가 최초 누출된 시점부터 사망에 이르기까지 2개월여에 걸친 기간, 경찰의 수사보안에 한치의 문제도 없었는지 관계자들의 철저한 진상규명을 촉구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이에 대해서는 "같이 일했던 동료로서 당연히 (성명서 발표) 하는 것이 마땅한 상황이었고 동시에 미안하고 부끄러운 마음도 있었다. 더 일찍 했었어야 한다는. 이미 그런 불행한 상황이 오기 전에 더 빨리 그렇게 하지 못했을까 라는 자책감이 들었다"라고 털어놨다.노정동 한경닷컴 기자 dong2@hankyung.com
의료 공백이 장기화하면서 전국에 흉부외과 전공의가 단 6명만 남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따라 국내에서 심장 수술을 받지 못하는 사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18일 JTBC 보도에 따르면 고도의 술기가 필요한 심장혈관흉부외과 전공의는 전국에 단 6명뿐이다. 다음 달 1년 차 전공의 2명이 추가로 합류하지만, 여전히 인력난은 심각하다.전문의 숫자도 감소하고 있다. 의료 정상화가 이루어지지 않으면 2026년에는 단 1명의 전문의만 배출될 가능성이 제기된다.이에 강창현 대한심장혈관흉부외과학회 이사장은 "앞으로 더 6개월, 1년 더 버틸지에 대해서는 지금은 아무도 자신할 수 없는 상황으로 계속 가고 있다"며 "이런 식으로 해서는 우리나라 흉부외과가 미래가 이제 유지될 수 없는 상황인 것은 맞다"고 우려를 표했다.모든 수술방에 필수적인 마취과의 경우 상황이 더욱 악화했다. 의정 갈등 이후 대학병원들은 극심한 구인난을 겪고 있으며, 그 피해는 고스란히 환자들에게 전가되고 있다.해당 보도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서울의 한 대형병원에서 척추 수술을 앞두고 있던 70대 김모 씨는 병원으로부터 갑작스럽게 수술 취소 통보를 받았다. 마취과 의사가 부족하다는 이유에서다. 이는 의료 공백이 현실화하고 있음을 단적으로 보여준다.정부와 의료계의 갈등 속에서 의료 현장의 상황은 더욱 심각해지고 있다.정부와 의사단체가 서로를 탓하는 사이 필수 의료 인력 부족으로 인해 환자들이 직접적인 피해를 보고 있다.유지희 한경닷컴 기자 keeph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