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는 빠르게 성장하는 신흥국 중 하나로 꼽힌다. 유엔에 따르면 인도 인구는 오는 4월 중국을 추월할 전망이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인도 국내총생산(GDP)이 영국 독일 일본을 차례로 제치고 2027년 세계 3위에 오를 것으로 예상했다.
인구 1위·GDP 세계 3위 부상…'포스트차이나' 인도 투자 전략은
인도의 성장을 이끌고 있는 동력은 나렌드라 모디 정부의 경제 발전 정책과 세계에서 가장 젊은 인구 구조다. 최근에는 공급망 다변화와 미·중 패권 경쟁에서 인도가 반사이익을 누릴 것이란 기대도 나온다. 인도 증시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이 늘어나는 이유다.

○“미·중 경쟁 수혜자는 인도”

미국과 중국이 인도를 자기편으로 끌어들이려고 경쟁하는 가운데 인도는 줄을 잘 타며 실속을 챙기고 있다는 평가다. 미국은 인도·태평양경제프레임워크(IPEF) 등을 추진하며 중국을 견제하고 있다. 조준기 SK증권 연구원은 “인도는 미국과 쿼드 동맹을 구축하면서도 에너지 확보를 위해 서방의 대러시아 제재에는 동참하지 않고 있다”며 “서방·반서방 진영 양쪽으로부터 이득을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인환 KB증권 연구원은 “젊은 생산가능인구가 많아지고 중산층이 증가하면서 인도 소비시장에 큰 기회가 열리고 있다”고 했다. 2030년 중위연령은 중국 42세, 미국 40세인 데 비해 인도는 31세로 예측됐다. 그해 인도 인구의 77%가 1980년대 이후 출생자로 예상된다.

니프티50지수는 지난 30년 동안 연평균 14% 올랐다. 미국 S&P500지수(8%), 중국 상하이종합지수(10.8%), 한국 코스피지수(4.4%) 상승률을 웃돌았다. 미래에셋증권은 “인도 증시의 압도적 성과는 GDP 증가만으론 설명이 안 된다”며 “상장사들이 이익을 많이 내고 잘 성장했기 때문”이라고 했다. 특히 “인도의 우량 기업들은 지배구조, 회계, IR(기업설명회), 주주 친화정책 등 정성적 측면에서 미국·유럽의 초우량 상장사에 비견할 만한 수준에 올랐다”고 강조했다.

○증시에 ‘숨은 알짜 기업’ 많아

인도 시가총액 1위인 릴라이언스인더스트리는 정유·화학업으로 번 돈을 통신·유통업에 투자해 안정적 캐시카우(현금 창출원)를 구축한 사례다. 한국으로 치면 SK텔레콤 이마트 에쓰오일 롯데케미칼을 합쳐놓은 기업이다. 급성장하는 이동통신·대형마트 시장을 선점해 ‘변신’에 성공했다.

무의미한 점유율 경쟁을 피하고 수익성을 중시하는 경영진이 많은 점도 인도 우량기업의 특징으로 꼽힌다. 미래에셋증권은 극장 운영사 PVR시네마, 생활용품업체 힌두스탄유니레버, 음식배달앱 조마토, 모바일 결제업체 원97커뮤니케이션 등을 알짜 기업으로 추천했다. 정보기술(IT) 컨설팅업체인 타타컨설턴시서비스는 인력·비용 관리에서, 애드테크기업 애플인디아는 맞춤형 광고 기술에서 확고한 경쟁력을 갖췄다고 평가했다.

○ETF·펀드로 간접 투자 가능

국내 개인투자자가 인도 증시에 직접 투자하는 것은 아직 불가능하다. 상장지수펀드(ETF)나 해외주식형펀드를 활용해야 한다. 대표적인 인도 ETF는 미국에 상장된 ‘아이셰어즈 MSCI 인디아 ETF’(종목명 INDA)다. 113개 기업을 편입한 MSCI 인도지수를 추종하는 상품이다.

국내 증시에는 ‘KOSEF 인도니프티50’과 ‘TIGER 인도니프티50레버리지’가 있다. 인도를 대표하는 50개 종목을 담은 니프티50지수 움직임에 따라 수익률이 결정된다. 니프티50지수는 금융(37.0%) 정보기술(14.1%) 에너지(12.7%) 일용소비재(8.8%) 자동차·부품(5.8%) 등의 업종을 주로 포함했다. 인도와 관련된 해외주식형펀드는 24종이 판매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인도에 투자할 때 주의해야 할 점도 적지 않다고 조언했다. 인도는 원유 수입 의존도가 높아 유가와 환율에 민감한 상장사가 많다. 지난 10년간 국제 유가와 니프티50지수는 대체로 역의 상관관계를 보였다. 같은 신흥국으로 분류되는 중국 증시가 회복하면 인도에 들어온 해외 자금이 일부 이탈할 가능성도 있다. 지방정부의 영향력이 강하고 계획경제 잔재가 일부 남아 있는 점은 개선해야 할 과제로 꼽힌다.

임현우 기자 tard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