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etty Images Ban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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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국내외 증권가에서 “올해 가치주 장세가 펼쳐질 것”이라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금리 상승으로 현금의 가치가 높아지면서 시장 중심이 성장주에서 가치주로 이동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실제 최근 주식시장에서 금융·철강 등 가치주의 약진이 두드러지고 있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가치주 펀드가 담고 있는 종목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가치주 투자로 유명한 자산운용사가 보유한 기업을 살펴보면 투자 아이디어를 얻을 수 있다는 조언이다.

○가치주 펀드 어떤 종목 담았나

올해 가치주 장세 온다는데…신도리코·아세아·골프존 등 '주목'
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국내에서 설정액이 가장 많은 가치주 펀드인 ‘신영밸류고배당’은 지난해 11월 25일 기준 삼성전자(편입 비중 18.12%), KT&G(4.68%), 현대차2우B(3.07%), LS(2.09%), HD현대(2.06%) 등을 담고 있다. 중소형주 중에선 오리온홀딩스(1.54%), 신도리코(1.49%), 삼성화재우(1.47%), 신영증권(1.19%), 한솔제지(1.12%) 등의 비중이 높았다. 이 펀드는 최근 3개월 동안 8.56% 수익률을 기록했다.

가치주 펀드는 매 분기 자산운용보고서를 발표한다. 가치주 특성상 한 번 투자한 종목을 오래 보유하기 때문에 구성 종목과 편입 비중이 크게 바뀌지 않는다. 전문가들이 가치주 펀드의 자산구성내역(PDF)을 살펴보라고 조언하는 이유다.

KB자산운용의 대표 가치주 펀드인 ‘KB밸류포커스’는 골프존(9.72%), 오스템임플란트(7.47%), SBS(5.43%), 티앤알바이오팹(5.05%), 한솔케미칼(4.68%) 등에 집중 투자한 것으로 나타났다. KB자산운용은 ‘2022년 12월 월간운용보고서’에서 “역사적으로 거품 붕괴 후 회복기에는 저평가 가치주 투자가 위력을 발휘했다”며 “비탄력적 수요, 시장 지배력, 재무안정성 등을 핵심 고려 사항으로 삼아 포트폴리오를 구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의 ‘한국밸류10년투자(주식)’는 방진부품·공작기계 업체인 DN오토모티브 비중이 6.03%로 가장 높았다. 이 밖에 삼영무역(5.09%), 영원무역홀딩스(3.64%), 넥센(3.45%), 동원개발(3.13%) 등 중소형 가치주를 대거 담고 있다.

가치투자 명가인 VIP자산운용이 종목을 자문하는 펀드인 ‘다올KTBVIP스타셀렉션’은 탄탄한 본업을 바탕으로 안정적 현금 흐름을 내는 종목 가운데 신사업을 확장하는 기업에 투자한다. 투자 비중 상위 종목은 한솔케미칼(10.05%), 솔루엠(9.20%), 엘앤씨바이오(8.29%), SKC(7.14%), 코스모신소재(7.00%) 등이다.

○운용사 5% 담은 종목 보니

운용사가 집중적으로 투자하고 있는 종목에서도 힌트를 얻을 수 있다. 가치주 투자로 유명한 운용사가 지분을 5% 이상 보유하고 있다고 공시한 종목 가운데 주가순자산비율(PBR)이 1배 이하인 종목을 추려봤다.

신영자산운용은 신도리코(지분 6.24%), 화천기공(6.22%), 한솔제지(6.19%), 피에이치에이(5.61%), 세이브존I&C(5.47%), 신영증권(5.24%) 등을 보유하고 있다. 신도리코, 화천기공, 피에이치에이, 세이브존I&C는 PBR이 0.2~0.3배 수준에 불과하다.

VIP자산운용은 아세아(10.61%), KSS해운(7.82%), 아세아시멘트(7.66%), 풍산홀딩스(6.53%) 등의 지분이 높았다. KB자산운용은 골프존뉴딘홀딩스(9.56%), 다올투자증권(5.57%) 등을 담고 있다.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은 삼영무역(5.51%)에 집중 투자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가치주 가운데서도 지주사를 유망하게 보고 있다. 지주사는 통상 PBR이 낮고 배당수익률은 높아 주가 부담이 적기 때문이다. 최근 주주행동주의가 확대되면서 지배구조 관련 위험이 줄어들고 있다는 점도 긍정적이다. 한 가치투자 운용사 대표는 “대주주 지분이 높은 지주사는 회장이 주가를 높이고 싶어 하기 때문에 투자자와 이해관계가 일치한다”고 말했다.

서형교 기자 seogy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