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청나게 많은 책 중에서 제 책을 봐줬다는 것 자체가 감사한 일이죠. 상까지 받으면 더 감사하겠죠? (웃음) 하지만 상을 받기 위해 책을 만들고 싶지는 않아요.
그보다 중요한 건 작가의 진심이 느껴지는 책을 만드는 일이에요.
" 6세 이상 권장 만화 '부부와 친구들'(Boubou et ses amis)로 제50회 프랑스 앙굴렘 국제만화축제 아동 부문 수상 후보에 오른 박윤선(43) 작가의 수상이 불발됐다.
아쉬울 법했지만, 박 작가에게는 상보다 작가의 진심을 전하는 게 더 중요해 보였다.
이번 만화 축제 기간 내내 비스코토, 뒤퓌, 미즈마 등 프랑스의 내로라하는 출판사들이 잡아놓은 사인회 일정과 팬들과의 만남 등 빡빡한 일정을 소화 중인 박 작가를 27일(현지시간) 앙굴렘 시청에서 만났다.
박 작가는 인터뷰 내내 웃음꽃을 피웠다.
답하기 어려운 질문을 받았을 때도, 어깨를 으쓱할만한 자랑거리를 소개할 때도 그는 항상 웃었다.
그의 웃음소리가 가장 행복하게 들렸을 때는 '사랑스럽기 그지없는' 독자들을 이야기할 때였다.
프랑스어를 사용하는 캐나다 퀘벡에 사는 한 소녀가 박 작가의 만화를 좋아해 몇 년간 손편지를 주고받은 적이 있는데, 그 어린이가 고사리손으로 그림을 그려 보낸 답장을 읽었을 때를 잊을 수 없다고 말하는 박 작가의 얼굴에서는 미소가 떠나지 않았다.
"한국 어린이 잡지인 '고래가 그랬어'에 만화를 연재했을 때는 아이들이 그린 그림이 엽서로 왔어요.
아이들이 그림을 그려주는 게 진짜…. 그게 얼마나 좋은지 몰라요.
그래서 연재를 계속하게 되는 것 같아요.
일종의 에너지 드링크인 셈이죠." 박 작가가 프랑스에서 펴낸 책은 대부분 어린이를 대상으로 한 만화지만, 사인회에 찾아오거나 소셜미디어(SNS)로 연락하는 독자들은 성인이 반, 어린이가 반이라고 한다.
몇몇 성인 독자들은 왜 이 책을 아동 만화로 지정했느냐고 아쉬워한다.
갓난아이부터 백발이 성성한 노인까지 다양한 연령대의 독자층을 가진 박 작가의 작품이 앙굴렘 만화축제 아동 부문에 노미네이트된 것은 2019년 '홍길동의 모험', 2020년 '고양이 클럽'에 이어 이번이 벌써 세 번째다.
앙굴렘 만화축제는 프랑스어권 서점에서 지난 1년간 프랑스어로 출판된 책들을 엄선해 6개 부문에서 수상 후보를 선정한다.
올해 아동 부문에는 박 작가의 '부부와 친구들'을 포함해 총 18개 작품이 이름을 올렸다.
한국에서 예원학교, 선화예술고교, 서울대 디자인학부를 나온 박 작가는 이른바 미술계 '엘리트 코스'를 밟았다.
다른 대학 동기들과 달리 졸업 후 일러스트레이터의 길을 택한 그는 서른 살의 문턱을 앞두고 2008년 만화의 도시 앙굴렘을 향했다.
앙굴렘에서 운영하는 창작 레지던스 프로그램에 합격한 그는 아주 적은 돈을 내고 아틀리에에서 지내며 책을 만들었다.
작가 혹은 작가 지망생들은 그곳에서 통상 1년을 지낼 수 있지만, 박 작가는 다른 작가와 함께 사는 조건으로 2년을 지냈다.
처음에는 2년쯤 뒤에 한국으로 돌아갈 생각이었다.
하지만 거기서 프랑스인 남자친구를 만나면서 인생의 방향이 바뀌었다.
그 역시 만화 작가다.
시민연대계약(PACS)을 맺은 두 사람 사이에는 이제 한 살 반의 아들 폴이 있다.
어렸을 때부터 그림 그리기도, 글쓰기도 좋아했지만, 그 두 가지가 공존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 못했던 박 작가는 대학교에서 미술사 수업을 들으면서 그림으로도 이야기를 할 수 있다는 걸 깨닫고 일러스트 작가가 되기로 마음먹었다고 한다.
하지만 전업으로 삼을 만큼 돈을 많이 벌지 못해 이런저런 일을 닥치는 대로 했다.
그중 하나가 그림을 잘 그리는 재능을 살려 만화 공모전에 참가하는 것이었다.
단편 만화 공모전 당선을 계기로 그에게 처음 출판 기회가 찾아왔다.
박 작가는 그 당시 부업을 하느라 작업에만 열중할 수 없었던 탓에 5년 가까운 시간이 들어갔다고 떠올렸다.
어렵사리 '밤의 문이 열린다'를 세상에 내놓은 그는 햇수로 15년째 앙굴렘에 살고 있다.
박 작가가 한국에 있을 때만 해도 자신의 작품에 관심을 보이는 출판사를 찾기가 어려웠는데, 이제는 분위기가 달라졌다.
올해 7월에도 한국에서 출판을 앞두고 있다.
박 작가는 한국 출판계의 스펙트럼이 넓어진 게 느껴진다고 전했다.
프랑스를 주 무대로 활동하는 박 작가는 프랑스어책을 내면, 그다음 한국어로 번역해 한국에 그 책을 낸다.
한국 출판사를 찾는 것도, 한국어로 번역하는 것도 본인의 몫이다.
프랑스 출판사들과 계약할 때 한국에서의 판권은 본인이 갖기로 정리했기 때문이다.
박 작가는 이렇게 손이 조금 더 가더라도 한국에서 계속 작품을 내고 싶어하지만, 한국에 살면서 작가로 활동하는 것에는 회의적이었다.
한국에서는 자신의 삶 외적인 부분에 신경 써야 할 일들이 너무 많다는 이유에서다.
"사람들 이야기를 들어보면 한국에서 활동하면 돈은 더 많이 벌 것 같아요.
하지만 주변에 이것저것 신경 써야 할 일들이 너무 많아요.
인간으로서 살아가는 게 힘들다고 해야 할까요.
제 마음대로 할 수 있는 일이 많지 않아요.
" 프랑스에서 환경을 생각해 아이가 태어나기 전까지 10년 동안 냉장고를 사용하지 않은 일화를 예로 들었다.
음식 쓰레기가 너무 많이 나온다는 생각에 내린 결단인데, 한국에서 그랬다면 주변 잔소리와 간섭이 어마어마했을 것이라면서. 입시에 지쳐 한때 미술을 그만두려 고민한 적도 있다는 박 작가는 작가를 희망하는 이들에게 학교 안이 아니라 학교 밖에서 꿈을 좇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것은 그가 프랑스행을 결심할 때 유학을 선택하지 않은 이유이기도 하다.
"미술을 배운다고 작가가 되는 건 아니라고 생각해요.
작가는 어디서든 만들어지겠지만 일단 그건 학교 밖이라고 확신해요.
나 스스로 답을 찾아야 할 문제는 다른 사람이 옆에서 계속 가르쳐준다고 해결되지 않거든요.
중국 명문 칭화대가 올해 학부생 정원을 약 150명 확대한다.3일(현지시간) 중국 관영 영자지 글로벌타임스의 보도에 따르면, 칭화대는 학부생 정원 확대를 통해 새로운 교양학부를 설립한다. 이 교육과정은 인공지능(AI)을 여러 학문과 통합하는 인재를 양성하는 데 초점을 맞출 계획이다.앞서 칭화대는 지난달 초 대형언어모델(LLM)과 생성형 AI 관련 과목을 개설해 학생들 사이에서 높은 관심을 끌었다.중국 교육계에서도 호평이 나오고 있다. 류웨이 베이징우편통신대 인지공학연구실 소장은 “이는 다른 국내 대학들이 AI에 대한 집중과 투자를 늘리는 계기가 될 수 있다”며 “본보기가 돼 중국 전역의 다른 대학에 귀한 기회를 제공할 것”이라고 분석했다.이와 관련해 중국 교육부는 작년 8월 15개 대학과 2개 연구기관, 2개 출판사로 구성된 ‘AI 101 계획’으로 불리는 AI 인재 육성 프로젝트를 마련했다.2015년 AI를 국가 전략으로 격상한 중국 정부는 지난해 국가 차원의 종합 AI 지원 강화책인 ‘AI+ 행동’을 발표하기도 했다.이혜인 기자 hey@hankyung.com
블랙핑크 리사가 제97회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 축하 무대에 섰다. K팝 가수 중 최초다.2일(현지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 할리우드 돌비 극장에서 '제97회 아카데미 시상식'이 진행됐다. 시상식 사회는 유쾌한 입담을 자랑하는 미국 코미디언 코난 오브라이언이 사회를 맡았다.이날 리사는 할리우드 팝스타 도자 캣, 레이 등과 함께 축하 무대를 꾸몄다. 리사는 '007' 시리즈 메인 주제가 '리브 앤드 렛 다이'(Live and Let Die)를 선보였다.와이어를 타고 무대로 내려온 리사는 매혹적인 검은 드레스로 관중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이어 파워풀한 가창력과 화려한 춤을 뽐내며 한 편의 액션 영화 같은 화려한 퍼포먼스를 펼쳤다.리사의 공연이 끝난 뒤 객석에 앉아 있던 일부 배우들은 자리에서 일어나 박수를 보내기도 했다.이로써 리사는 K팝 가수 중 최초로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공연했다. 리사는 레드카펫 행사에서는 화이트셔츠, 블랙 재킷, 블랙 팬츠를 입고 등장해 눈길을 끌었다.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
미국 경제 전문지 포천은 미국의 Z세대들이 더 이상 화이트칼라 직업을 꿈꾸지 않고 기술직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고 지난 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2024년 해리스 폴이 인튜이트 크레딧 카르마를 위해 진행한 설문조사 결과 미국인의 약 78%가 젊은 세대가 몸을 쓰는 기술직에 더 많은 관심을 보인다고 답했다. 목수, 전기기사 같은 기술직은 높은 수입을 올릴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스스로 사업을 운영할 수도 있다는 점에서 매력적으로 느껴진다는 게 포천의 설명이다. 게다가 대학 학자금 대출에 시달리지 않고도 고연봉을 받을 수 있다.25세에서 34세 사이의 대학 학위가 없는 젊은 남성들의 경우 육체노동이 필요한 직업을 많이 선택하고 있다. 미국에서 트럭 운전사는 연간 6만2000 달러(약 8600만 원)에서 10만1000 달러(1억4000만 원)를 벌 수 있다. 건설 노동자는 최대 6만 2천 달러를 벌며, 현장 감독관은 5만6000~9만4000 달러의 연봉을 받는다.가장 흥미로운 직업은 요리사다. 전문 셰프는 연봉 최대 17만3000 달러(2억4000만 원)까지 벌 수 있으며, 학위도 필요 없다. 처음에는 레스토랑 주방에서 요리사로 시작해 경력을 쌓아가며 연봉 약 4만7000달러를 받을 수 있다. 피우 연구소에 따르면 학위 없이 일하는 남성들에게 가장 인기 있는 직업 5가지는 △운전·판매원 및 트럭 운전사 △건설 노동자 △화물 운송 및 일반 노동자 △판매 직군의 현장 감독관 △요리사 및 조리사다.남성들과 달리, 여성들은 주방이 아니라 홀에서 일하는 경우가 많다. 피우 연구소의 연구에 따르면 대학 학위가 없는 젊은 여성들의 상위 5개 직업은 △고객 서비스 직원 △간호 보조, 정신 건강 및 홈 헬스 에이드 △판매 직군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