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난 속 15년만의 강추위까지…아프간서 보름간 160명 동사
최악의 경제난을 겪고 있는 아프가니스탄에 15년 만의 강추위까지 덮쳐 보름 동안 160여 명이 동사했다고 로이터통신 등 외신이 2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아프간 재난관리부 샤피울라 라히미 대변인은 "지난 10일 이후 추위로 인해 162명이 목숨을 잃었다"며 이 가운데 84명은 지난 한 주 동안 사망했다고 말했다.

로이터통신은 아프간 일부 지역의 기온이 영하 34도까지 내려갔다며 15년 만에 가장 추운 겨울이 닥쳤다고 전했다.

국토의 절반이 해발 1천m 이상인 산악국 아프간은 겨울마다 강추위와 폭설에 직면하지만, 올해 상황은 더욱 혹독한 것이다.

강추위가 엄습했지만, 가난에 찌든 주민 대부분은 난방용 연료를 살 형편이 안된다.

석탄이나 나무를 살 수 없는 이들은 쓰레기더미에서 구한 플라스틱 등으로 불을 피우는 것으로 알려졌다.

수도 카불에서 30년간 상점을 운영한 아쇼우르 알리는 가족과 함께 콘크리트 지하실에서 살고 있다며 "올해 겨울 날씨는 극도로 추운데 석탄을 살 여력이 없다"고 말했다.

그는 "아이들은 추위 때문에 잠을 깨 밤부터 아침까지 운다"며 "아이들은 모두 아픈 상태지만 어떤 도움도 받지 못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소셜미디어(SNS)에도 폭설로 뒤덮인 마을이나 길가 모닥불로 몸을 녹이는 주민들의 사진이 올라오고 있다.

한 네티즌은 상점 밖으로 갖고 나온 플라스틱 물병이 순식간에 얼어버리는 영상을 올리기도 했다.

외국 원조에 절대적으로 의존하던 아프간 경제는 2021년 8월 탈레반의 재집권 이후 완전히 붕괴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제사회의 지원이 급감한 속에 서방의 제재와 해외 자금 동결로 외화 유입까지 막혔다.

아울러 실업자는 급등했고 물가는 폭등했다.

특히 최근에는 국제구호단체 상당수가 탈레반의 비정부기구(NGO) 내 여성활동 금지 조치에 반발, 활동을 중단하면서 경제난은 더욱 깊어진 상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