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 잇는 원폭 고통…"한국인 피해자 2세들, 질병 유병률 높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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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사연 보고서…"일반 인구 대비 천식·아토피 등 유병률 최고 8배"
우울감·자살생각 비율도 높아…"검진 상담 지원·인식 개선 필요"
1945년 일본 원자폭탄 투하 한국인 피해자 2세들이 일반인들에 비해 각종 질병이나 우울감 등에 더 취약하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1세대의 신체적·정신적 피해가 후손에게 대물림된 것이어서 이들에 대한 지원과 인식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24일 한국보건사회연구원(보사연) 학술지 '보건사회연구' 최근호에 수록된 '끝나지 않은 고통 : 원폭 피해자 2세의 건강 수준에 대한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피해자 2세들의 건강 수준은 전반적으로 일반 인구 집단에 비해 좋지 못했다.
보사연 이나경·정연 연구위원이 2019년 전국 원폭 피해자 2세 748명을 설문조사하고 이를 같은 해 국민건강영양조사와 비교한 결과 피해자 2세들의 천식, 아토피피부염, 갑상선질환 등 유병률이 일반 집단보다 높았다.
천식의 경우 원폭 피해자 2세의 유병률이 일반 인구집단보다 남자는 8.4배, 여자는 6배가량 높았고, 아토피피부염 환자도 피해자 2세들에게서 남·녀 각각 5배, 7.4배 많았다.
갑상선질환, 류머티즘성 관절염도 피해자 2세들의 유병률이 2.8에서 4.6배까지 높게 나타났다.
자신의 건강수준을 어떻게 판단하느냐는 질문에 '나쁘다'라고 응답한 비율 역시 원폭 피해자 2세 남·녀 각각 35.2%, 42.6%로, 일반 인구집단 12.3%, 16.6%보다 2∼3배 높았다.
건강 문제 등에 따른 활동제한율, 와병경험률 모두 피해자 2세에서 최소 2배 이상 더 높게 나타났다.
정신 건강도 더 취약해 피해자 2세의 우울감 경험률은 남자 22.1%, 여자 24.3%로 일반 남·녀 7.8%, 11.2%보다 2배 이상 높았다.
최근 1년간 자살을 생각해봤다는 응답도 피해자 2세 남·녀 각각 12.4%, 12.5%로 일반 남·녀(3.7%, 4.0%)의 3배 수준이었다.
병·의원 진료가 필요할 때 의료 서비스를 받지 못한 미충족 의료율 역시 피해자 2세 그룹이 2∼3배 높았는데, '경제적인 이유' 때문이라는 응답이 피해자 2세는 28.6%, 일반 인구집단은 19.3%였다.
저자들은 "원폭 피해자 2세들의 건강 수준은 전반적으로 일반 인구집단에 비해 좋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고 이는 다양한 지표에서 일관되게 확인됐다"며 "일부 암에서도 피해자들의 초과 유병이 관찰됐으나 건수 자체가 작아 의미 있는 비교는 어려웠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2세들의 경우 유전적 영향이 확실히 입증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한일 정부의 지원 대상에서 제외돼 왔다"며 이들에 대한 건강검진이나 심리상담 지원, 그리고 원폭 피해에 대한 사회적 관심과 인식 개선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연합뉴스
우울감·자살생각 비율도 높아…"검진 상담 지원·인식 개선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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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세대의 신체적·정신적 피해가 후손에게 대물림된 것이어서 이들에 대한 지원과 인식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24일 한국보건사회연구원(보사연) 학술지 '보건사회연구' 최근호에 수록된 '끝나지 않은 고통 : 원폭 피해자 2세의 건강 수준에 대한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피해자 2세들의 건강 수준은 전반적으로 일반 인구 집단에 비해 좋지 못했다.
보사연 이나경·정연 연구위원이 2019년 전국 원폭 피해자 2세 748명을 설문조사하고 이를 같은 해 국민건강영양조사와 비교한 결과 피해자 2세들의 천식, 아토피피부염, 갑상선질환 등 유병률이 일반 집단보다 높았다.
천식의 경우 원폭 피해자 2세의 유병률이 일반 인구집단보다 남자는 8.4배, 여자는 6배가량 높았고, 아토피피부염 환자도 피해자 2세들에게서 남·녀 각각 5배, 7.4배 많았다.
갑상선질환, 류머티즘성 관절염도 피해자 2세들의 유병률이 2.8에서 4.6배까지 높게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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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 문제 등에 따른 활동제한율, 와병경험률 모두 피해자 2세에서 최소 2배 이상 더 높게 나타났다.
정신 건강도 더 취약해 피해자 2세의 우울감 경험률은 남자 22.1%, 여자 24.3%로 일반 남·녀 7.8%, 11.2%보다 2배 이상 높았다.
최근 1년간 자살을 생각해봤다는 응답도 피해자 2세 남·녀 각각 12.4%, 12.5%로 일반 남·녀(3.7%, 4.0%)의 3배 수준이었다.
병·의원 진료가 필요할 때 의료 서비스를 받지 못한 미충족 의료율 역시 피해자 2세 그룹이 2∼3배 높았는데, '경제적인 이유' 때문이라는 응답이 피해자 2세는 28.6%, 일반 인구집단은 19.3%였다.
저자들은 "원폭 피해자 2세들의 건강 수준은 전반적으로 일반 인구집단에 비해 좋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고 이는 다양한 지표에서 일관되게 확인됐다"며 "일부 암에서도 피해자들의 초과 유병이 관찰됐으나 건수 자체가 작아 의미 있는 비교는 어려웠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2세들의 경우 유전적 영향이 확실히 입증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한일 정부의 지원 대상에서 제외돼 왔다"며 이들에 대한 건강검진이나 심리상담 지원, 그리고 원폭 피해에 대한 사회적 관심과 인식 개선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