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대통령 경솔, 외교부 책임도 커", 與 "장병 격려 위해 할 수 있는 말"
일제 강제징용 배상 방안에도 野 "치욕적인 안" vs 與 "더는 해법 없다"

17일 열린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전체회의에서는 '아랍에미리트(UAE)의 적은 이란'이라고 한 윤석열 대통령의 순방 발언을 두고 여야 간 공방이 벌어졌다.

더불어민주당은 해당 발언을 '외교참사'로 규정하는 한편 "대통령의 입이 최대 안보 리스크"라고 몰아붙였고, 국민의힘은 "표현의 문제"라고 수습하면서 순방 성과를 부각하는 데 주력했다.

윤 대통령은 전날 UAE에 파병된 국군 아크부대를 방문한 자리에서 "UAE의 적은, 가장 위협적인 국가는 이란이고 우리 적은 북한"이라고 언급했다.

외통위 'UAE의 적' 尹발언 공방…"외교참사" vs "표현상의 문제"
민주당 조정식 의원은 "우리 국민들은 윤 대통령이 해외 순방을 갈 때마다 매우 불안해한다"며 "이번 순방에서도 대통령이 어김없이 또 사고를 쳤다"고 지적했다.

조 의원은 이어 "(윤 대통령의 발언은) 내 친구의 적은 나의 적이고, 그래서 이란이 한국의 적인 것처럼 오해가 생겨버린 것"이라며 "대통령의 입이 '최대 안보 리스크'라는 얘기까지 나온다"고 덧붙였다.

같은당 김상희 의원은 "UAE에 가자마자 외교 참사를 벌였다"며 "이런 외교를 하는 대통령이 도대체 세상에 어디에 있나"라며 비판했다.

김 의원은 "정말 부끄러운 일"이라며 "대통령의 경솔함도 문제가 있지만, 지금 대통령실과 외교부의 책임도 있다고 생각한다"고 질타했다.

우상호 의원도 "이 문제에 대해서는 윤 대통령이 직접 이란 측에 해명을 해야만 풀릴 것"이라고 했다.

이에 조현동 외교부 1차관은 "현지에 파병된 우리 장병들을 격려하는 차원에서 말씀하신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이란 측에 (입장을) 설명했고, 관련국들과 긴밀히 소통하고 있다"고 밝혔다.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인 정진석 의원은 "UAE 국민들은 이란을 최대 위협국가로 보고 있고, 적대적인 인식을 가지고 있다"며 "표현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상대를 자극할 수도 있고 하는 문제인 것"이라고 말했다.

정 의원은 'UAE가 가장 위협을 느끼는 나라가 이란 아닌가'라는 자신의 질의에 조현동 차관이 "그렇게 알려져 있다"고 답한 것을 두고 "왜 사실을 자꾸 빙빙 돌려서 답하나"라며 답변 태도를 따지기도 했다.

같은 당 태영호 의원은 "대통령이 '이란은 한국의 적'이라고 발언했다면 부적절했겠지만, 아랍과 UAE를 언급하면서 (장병) 격려 차원에서 한 말이 왜 외교 참사인가"라고 반문했다.

태 의원은 "아크부대 장병들 앞에서 군 통수권자가 이 정도 발언은 할 수 있는 것 아닌가"라며 "오히려 국내에서 이를 가지고 갈등을 만들고, 이란과의 관계를 파괴하는 것이 더 심각한 문제"라고 주장했다.

윤재옥 의원은 "윤 대통령의 UAE 순방은 아주 많은 성과를 거뒀다"며 "엄청난 외교적 성과를 냈는데 불필요하게 확대해석되지 않도록 적절한 조처를 해야 된다"고 말했다.

외통위 'UAE의 적' 尹발언 공방…"외교참사" vs "표현상의 문제"
여야는 일제 강제징용 배상 문제에 대해 최근 정부가 제시한 '제3자 변제' 방안을 두고서도 대립했다.

정진석 의원은 "제가 볼 때 '제3자 변제'가 과거 문희상 (전) 국회의장의 아이디어와 맥을 같이하고, 더는 해법이 없다"며 "다른 정파에서 뚜렷한 해법을 내놓지도 못한다"고 말했다.

반면 김상희 의원은 "일본의 책임을 전적으로 면죄해주고, 일본 전범 기업의 책임을 묻기 위해서 싸워왔던 우리 피해자들을 능욕하는 행위"라며 "치욕적인 안"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조현동 1차관은 "정부안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며 "여론과 의견들을 유념해서 검토하고 일본 측과 협의를 하겠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