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국가부채 한도 상향 여부를 놓고 민주당과 공화당 간 대립이 심화하고 있다. 미국 정부의 부채는 이르면 19일(현지시간) 법정 상한선에 도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2011년처럼 협상이 교착상태에 빠져 세계 금융시장을 뒤흔들지 관심이 집중된다.

케빈 매카시 하원 의장(공화당)은 15일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모든 정부는 예산 균형을 맞춰야 한다”며 “백악관이 1페니의 낭비도 찾을 수 없다(며 지출 삭감에 반대하는)는 것은 우리를 파산시키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하원 다수당인 공화당은 정부 지출 삭감을 조건으로 국가부채를 조정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백악관과 민주당은 미국 및 세계 경제에 미칠 파장을 강조하면서 우선적인 한도 인상 방침을 내세우고 있다. 존 가라멘디 민주당 하원의원은 같은 날 폭스뉴스에 “공화당은 국가 부채 문제를 정치적 이득을 얻기 위한 레버리지로 사용했으나 과거 역사에서 보면 이는 작동되지 않았고 미국 경제에 끔찍한 결과만 초래했다”고 지적했다.

미국 의회가 부채 한도를 상향하지 않으면 미국은 사실상 채무불이행(디폴트)에 빠지게 된다. 미국이 실제 디폴트에 빠진 적은 없지만 2011년에는 여야 협상이 지지부진하면서 미국의 신용 등급이 하향 조정된 바 있다. 당시 세계 경제 위기설까지 퍼지면서 시장 변동성이 커졌으며 주가는 폭락했다.

재닛 옐런 재무장관은 지난 13일 상·하원 지도부에 보낸 서한에서 국가 부채가 법정한도(31조4000억달러)에 도달하는 시점을 19일로 제시하고 한도 상향 또는 한도 적용 유예 등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다만 미 재무부는 자구책 성격의 특별 조치를 통해 6월 초까지는 디폴트를 피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신정은 기자 newyear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