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비트코인의 본격적인 상승장을 기대하긴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미국 CNBC가 지난주 스위스 생모리츠에서 열린 암호화폐 콘퍼런스에서 업계 전문가들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다. 이들은 "비트코인 가격은 금리 상승과 같은 거시경제 상황에 민감하게 움직일 것" "가격 변동성은 계속될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지난해 암호화폐 시장에선 약 1조4000억달러의 자산이 증발한 것으로 추정된다. 시장에 유동성 위기가 덮친 가운데 암호화폐 거래고 FTX가 파산 위기로 내몰린 영향이다.

연초 비트코인 가격은 주식과 같은 위험 자산과 마찬가지로 소폭 반등했다. 벤처 투자가이자 암호화폐 전문가인 빌 타이는 CNBC와의 인터뷰에서 "비트코인 시장에 약간의 악재가 더 있을 것"이라면서도 "비트코인 가격이 이 부근에서 바닥을 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반등하기 전에 1만2000달러까지 떨어질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현재 비트코인 가격은 2만1200달러 수준이다.

멜템 데미로스 코인쉐어즈 최고전략책임자는 비트코인이 최소 1만5000~2만달러, 최고 2만5000~3만달러에 거래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그는 CNBC에 "비트코인 가격의 상승 폭이 상당히 제한적이라고 생각한다"며 "새로운 시장 유입이 많지 않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일부 전문가들은 내년 이후 비트코인 상승장이 나타날 것으로 예상했다. 비트코인 반감기가 2024년에 돌아오기 때문이라는 주장이다. 비트코인은 신규 생성되는 물량을 주기적으로 줄이도록 설계된 암호화폐다. 돈은 몰리는데 비트코인 신규 공급은 줄어드니, 가격 상승의 압력이 커지는 것이다. 그동안 비트코인 반감기는 2012년, 2016년, 2020년 등 세 차례 있었다.

미국 대형 헤지펀드 스카이브릿지 캐피털의 창업자 앤서니 스카라무치는 CNBC와의 인터뷰에서 "올해는 비트코인 회복의 해가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비트코인의 본격적인 상승장이 내년 이후에 올 것"이라며 "향후 2~3년 안에 5만 달러에서 10만달러에 도달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암호화폐 시황 사이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16일 오후 3시35분 기준 비트코인은 24시간 전보다 약 1.8% 오른 2만1149달러에 거래됐다. 시가총액 2위 암호화폐 이더리움은 같은 기간 2.8% 상승한 1571달러에 손바뀜했다.

박상용 기자 yourpenci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