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버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비버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뜻밖의 동물이 우크라이나의 새로운 우군으로 떠오르고 있다. 주인공은 수중생활을 하며 큰 앞니로 나뭇가지나 줄기 등을 갉아 댐을 만드는 설치류 비버다.

12일(현지시간) 영국 텔레그래프에 따르면 비버가 지은 댐으로 벨라루스와 국경을 맞댄 우크라이나 북서부에 두꺼운 진흙과 습지가 형성됐다. 이 덕분에 벨라루스를 경유한 러시아 군의 침공 경로가 어느 정도 차단되고 있다.

벨라루스 접경지 볼린 주의 방위여단은 비버 댐으로 형성된 습지가 우크라이나군에게 지리적 이점으로 작용하는 동시에 침공에 대비할 시간을 벌어준다고 보고 있다.

세르히 호민스키 여단 대변인은 "비버가 땅을 축축하게, 지날 수 없게 만들었다"며 "우리에겐 뜻밖의 새로운 우군"이라고 말했다. 이어 "일반적으로 비버가 댐을 지으면 사람들이 이를 허물지만, 이번엔 전쟁 때문에 그렇게 하지 않아 지금은 사방이 물"이라고 전했다.

군사정보기업 로찬컨설팅의 애널리스트 콘라트 무지카도 "(볼린은) 공습 작전을 수행하기에는 끔찍한 지역이 될 것"이라고 했다.

벨라루스는 우크라이나의 북쪽 국경을 맞대고 있어 러시아의 새로운 침공 경로로 언급돼 왔다. 최근에는 벨라루스에 러시아군 항공기가 대거 배치됐고, 내주 또 다른 합동 군사훈련도 예정돼 있어 긴장이 높아지고 있다.

김수영 한경닷컴 기자 swimming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