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봉 깎아달라" 직접 요청한 팀 쿡 애플 CEO…실수령액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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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주 눈치에 자발적 삭감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의 연봉이 올해 40% 이상 깎인다. "보수가 과도하다"는 일부 투자자들의 지적에 쿡이 자발적으로 연봉 삭감을 결정했다.
애플은 올해 쿡의 연봉을 작년 지급 목표액(8400만달러) 보다 40% 이상 적은 4900만달러(약 610억원)로 책정했다고 12일(현지시간) 공시했다.
애플 주가에 연동되는 쿡의 주식 보상 규모는 4000만달러어치로 작년(75000만달러어치) 보다 크게 줄어들 전망이다. 기본급과 보너스는 각각 300만달러, 600만달러로 작년과 동일하다.
애플은 쿡이 연봉 삭감을 직접 요청했다고 밝혔다. 쿡이 챙겨가는 몫이 지나치다는 일부 주주들의 반발을 의식해 직접 결단을 내린 것으로 분석된다. 블룸버그는 "CEO가 자신의 연봉을 줄여달라고 요청하는 것은 보기 드문 일"이라고 전했다.
CNBC에 따르면 임원 보수에 대해 주주들이 의견을 표하는 '세이 온 페이(Say on Pay)에서 쿡의 보상안에 찬성한 비율은 지난해 64%를 기록했다. 전년(95%) 대비 30%포인트 가까이 감소한 것이다. 세계 최대 의결권 자문사인 ISS는 지난해 애플 주주들을 향해 쿡의 보상안에 반대표를 던질 것을 권고하기도 했다.
다만 쿡이 실제로 올해 받는 연봉은 이보다 많아질 수 있다. 지난해 쿡의 실수령액도 지급 목표액인 8400만달러보다 많은 9940만달러(약 1240억원)에 달했다. 애플은 쿡의 연봉을 깎으면서도 "쿡의 탁월한 리더십과 그가 주주들에게 전달한 가치에 대한 압도적인 지지도 있었다"고 평가했다.
지난 1년 사이 애플 주가는 20% 넘게 떨어졌다. 중국이 지난해 말 제로 코로나 정책을 접기 전, 아이폰14 시리즈 생산이 차질을 빚기도 했다. 미래 먹거리 사업도 기대에 못 미치고 있다. 혼합현실(MR) 헤드셋은 올 상반기 안에 출시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을 뿐, 아직 공식 발표는 없었다. 자율주행 전기차 개발 계획인 '프로젝트 타이탄'도 기술적인 어려움을 겪으면서 애플카는 당초 계획 보다 1년 늦은 2026년에야 출시될 수 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허세민 기자 sem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