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간 연출한 환상의 듀엣 모습 '탄성'…경포 생태 저류지 큰고니 가족
[유형재의 새록새록] "싱크로나이즈 선수보다 더 똑같네" 백조의 비상 눈길
"이렇게 동작 하나하나가 똑같을 수가…."
싱크로나이즈 수영이나 다이빙 등의 종목 경기를 볼 때마다 선수들의 너무나 똑같은 동작에 탄성이 절로 나온다.

이번 겨울 강원 강릉시 경포 생태 저류지에는 10여 마리의 겨울철새인 백조(큰고니) 가족이 찾아와 한가롭게 물 위 이곳저곳을 오가며 한가로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순간 백조가 그런 너무나 똑 닮은 환상의 듀엣 모습을 연출했다.

암수 모두 순백색의 큰고니는 백조로 부를 정도로 겨울 진객 대접을 받고, 강릉을 비롯한 많은 지방자치단체의 상징 조류이기도 하다.

순백색의 길고 가는 목을 추켜세우고 물살을 유유자적 가르는 모습은 언제 보아도 기품이 묻어난다.

[유형재의 새록새록] "싱크로나이즈 선수보다 더 똑같네" 백조의 비상 눈길
[유형재의 새록새록] "싱크로나이즈 선수보다 더 똑같네" 백조의 비상 눈길
큰고니가 찾아온 이곳은 강릉시가 2013년 상류의 솔올·유천택지 등을 개발하면서 나오는 물을 가둬 하류의 경포호수와 바다로 내보내는 역할을 하기 위해 조성한 저류지다.

큰고니는 주로 갈대의 뿌리 등을 먹는데 이곳은 저류지 주변으로 갈대가 풍부하고 넓은 초지가 조성돼 있어 큰고니를 비롯한 철새와 텃새 모두의 쉼터이자 보금자리가 되는 곳이다.

특히 이번 겨울에는 천연기념물인 잿빛개구리매와 좁고 긴 날개를 퍼덕거려 파도 모양으로 낮게 나는 쇠부엉이가 이곳에서 활발하게 먹이활동을 하는 모습이 처음 관찰되기도 했다.

이곳에서 큰고니 가족은 인근의 갈대가 풍부한 경포천, 벼 낱알과 뿌리가 있는 경포 들녘의 논을 오가며 먹이활동을 하며 겨울을 보내고 있다.

[유형재의 새록새록] "싱크로나이즈 선수보다 더 똑같네" 백조의 비상 눈길
[유형재의 새록새록] "싱크로나이즈 선수보다 더 똑같네" 백조의 비상 눈길
그런 큰고니 가족이 노을이 유난히 아름답던 어느 날 오후 완벽하게 똑같은 모습으로 얼음을 박차고 날아오르는 순간이 카메라에 잡혔다.

물 위를 물결 따라 자연스럽게 떠다니며 휴식을 취하던 큰고니 4마리 가운데 2마리가 얼음판 위로 올라가 힘찬 날갯짓을 하고는 한동안 고개를 유난히 길게 빼고 소리를 내며 '날자'는 신호를 보낸다.

날개를 쭉 뻗으며 발을 한쪽씩 들고는 연속적으로 날갯짓을 하며 다소 육중한 몸으로 미끄러운 얼음판을 달리기 시작한다.

그렇게 6∼7번의 도움닫기 달리기를 하며 날개를 쫙 펴더니 순간 얼음판을 멋지게 벗어나 날아올랐다.

아! 저절로 탄성이 날 정도의 멋진 모습이다.

큰고니는 저류지를 2바퀴가량 순회한 뒤 많은 동료가 있는 경포 들녘을 향해 날아갔다.

[유형재의 새록새록] "싱크로나이즈 선수보다 더 똑같네" 백조의 비상 눈길
[유형재의 새록새록] "싱크로나이즈 선수보다 더 똑같네" 백조의 비상 눈길
2마리가 마치 쌍둥이처럼, 혹은 싱크로나이즈 선수처럼 연속으로 같은 동작을 하며 날아오르는 모습이 매우 멋지고 신기했다.

큰고니는 가족 간 강한 유대관계를 유지하기 때문에 대부분 가족 단위를 기본으로 무리를 이루는 특징을 가진다.

그래서인지 고니의 가족 사랑이 남다르다고 한다.

자신의 가족을 지키려고 영역을 침범한 다른 가족과는 기품있는 평소 모습과는 달리 살벌한 싸움도 마다하지 않는다.

이날 너무나 똑같은 모습으로 함께 날아오른 큰고니는 과연 형제자매일까?, 부부일까?, 아니면 부모와 자식일까?
[유형재의 새록새록] "싱크로나이즈 선수보다 더 똑같네" 백조의 비상 눈길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