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산 열연 제품이 중국산보다 싼값에 대량으로 수입되고 있다. 일본 철강기업들이 부진한 내수 실적을 메우기 위해 한국 시장에서 ‘저가 공세’를 펼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내 철강업계는 이 같은 상황이 지속되면 정부에 덤핑 조사를 요청하겠다는 방침이다.

中보다 싼 일본산 열연 무더기 수입…'덤핑 논란'
10일 한국철강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일본산 열연 제품 수입량은 48만2475t이다. 4분기만 놓고 보면 2020년 35만2678t, 2021년 43만1231t 등으로 최근 3년 새 크게 늘었다. 전년 동기 대비 15%, 전 분기 대비 31% 급증했다.

일본 철강사들이 열연 제품의 내수 가격은 올리고 수출 가격은 크게 낮추면서 국내에 무더기로 수입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일본 철강업계 최대 고객인 도요타자동차는 지난해 7월 일본제철과 2022회계연도 하반기(2022년 10월~2023년 3월) 차량용 강판 가격을 상반기보다 t당 4만엔(약 38만원·20~30%) 인상하는 데 합의했다. 철강 제품의 주재료인 원료탄과 철광석 가격이 지난해 상반기 고공행진한 점을 반영했다. 일본산 열연 제품의 수출 가격은 하락세를 지속했다. 본선인도조건(FOB) 기준 지난해 7월 t당 770달러 수준에서 12월 515달러로 떨어졌다. 일본 내수 가격 대비 20% 저렴한 수준이며, 8월부터 5개월 연속 중국산 수입재 가격을 밑돌았다.

국내 철강업계는 일본 철강사들이 저가 수출을 늘려 내수 시장을 방어하고, 적정 수익을 유지하려는 전략을 취하고 있다고 분석한다. 업계 관계자는 “일본 고로사가 저가 수출을 지속한다면 산업통상자원부 무역위원회에 덤핑방지관세 부과 조사 개시를 신청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장서우 기자 suw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