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료=GettyImages
자료=GettyImages
중국의 원유 수요가 회복될 것이라는 기대에 9일(현지시간) 국제 유가가 상승 마감했다.

이날 브렌트유 선물(3월물 기준)은 전 장보다 배럴당 1.4%(1.08달러) 오른 79.65달러로 마감했다. 서부텍사스원유(WTI) 선물(2월물)은 전 장보다 배럴당 1.2%(86센트) 상승한 74.63달러로 마감했다. 국제 유가는 이날까지 3거래일 연속 올랐다. 8% 이상 낙폭을 보이며 2016년 이후 최악의 연초 수익률을 냈던 지난주를 딛고 반등했다.
<최근 한 달 동안 국제 유가 동향>
<최근 한 달 동안 국제 유가 동향>
이날 국제 유가가 상승한 건 세계 최대 원유 소비국 중 하나인 중국의 수요 회복 기대 때문이다. 중국이 ‘위드 코로나’로 전환하면서 최대 명절 춘제를 앞두고 중국에서 이동이 늘고 경제 활동이 재개될 것이라는 기대가 확산하고 있다. 중국은 춘제 동안 자국 내 이동이 지난해의 2배, 코로나19 전인 2019년의 70% 수준으로 급증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중국은 코로나19 사태 초기인 2020년 3월 이후 처음으로 해외 여행객에 대한 시설 격리를 해제하기도 했다.

로이터통신은 소식통을 인용해 중국 정부가 자국 정유사들에 올해 1억3182만톤(t)의 원유 수입 쿼터를 할당했다고 보도했다. 중국은 지난해 10월에 1차 쿼터로 2000만t, 이번에 2차 쿼터로 1억1182만t을 배정했다. 이는 지난해 대비 20% 늘어난 수치다. 중국은 예년보다 빨리 2차 쿼터를 공개했다. 이를 두고 시장에서는 중국 정부가 자국 정유사들의 생산 활동을 독려해 경기 부양 의지를 보였다는 해석을 내놨다.

단 유럽과 미국 등 주요국들이 중국 입국자에 대한 방역 규제를 강화하고 있는 건 우려 요인으로 꼽힌다.

이날 공개된 미국 소비자들의 물가상승률 전망치도 국제 유가 상승에 영향을 미쳤다. 이날 뉴욕 연방준비은행(연은)이 발표한 12월 소비자 전망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미국인들의 1년 후 기대인플레이션은 5%로 전월(5.2%)보다 0.2%포인트 낮아졌다. 2021년 7월 이후 최저치다. 인플레이션이 진정되면 미국 중앙은행(Fed)의 긴축 속도가 누그러지고, 달러 강세도 심화하지 않을 것으로 시장은 내다보고 있다. 보통 강(强)달러에는 국제 유가가 실질 가격 상승 효과로 하락하고, 반대 상황에는 상승하는 경향이 있다.

이고운 기자 cca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