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금융부문 수장이 “빅테크 정리 작업이 마무리됐다”고 밝혔다. 규제 완화로 지난달 부동산 기업의 조달 자금은 급증했다. 중국 경제 반등의 양대 조건으로 꼽히는 빅테크(대형 정보기술기업)와 부동산 부문의 회복에 대한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

9일 관영 신화사에 따르면 궈수칭 인민은행 당서기 겸 은행보험감독위원회 주석은 “14개 플랫폼 기업의 금융업무에 대한 특별시정이 기본적으로 완료됐다”고 밝혔다. 중국 고위 당국자가 빅테크 감독 종료를 공식 발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알리바바(전자상거래), 텐센트(소셜미디어·게임) 등 중국 빅테크는 주력 사업 플랫폼을 기반으로 금융업, 문화, 부동산 등으로 영역을 확장했다. 당국은 2020년 하반기부터 ‘공동부유’를 내걸고 강한 규제에 착수했다.

중국 당국은 특히 빅테크의 금융업 진출이 독점을 강화하고 소비자 피해를 발생시킨다고 보고 개혁 작업을 벌였다. 이후 빅테크가 창출하는 양질의 일자리가 급감했다.

알리바바 계열 결제 부문인 앤트그룹은 소비자 정보를 바탕으로 소액대출, 보험, 자산관리상품 등에서 중국 최대 기업으로 성장했다. 하지만 2020년 11월 상장 중단 이후 당국의 지도에 따라 금융지주회사를 세우고 각 사업부를 분리하고 있다. 마윈 알리바바 창업자 겸 앤트그룹 최대주주는 지분을 줄이고 경영권도 내놨다.

궈 서기는 “앞으로 빅테크 감독은 평상시 수준으로 돌아갈 것이며 당국은 기업들이 일자리 창출과 글로벌 경쟁력 강화에서 더 큰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시장정보업체 부동산정보(CRIC)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중국 100대 부동산개발업체가 회사채와 주식 발행 등으로 조달한 자금은 1018억위안(약 18조6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 동월 대비 33.4%, 전월 대비 84.7% 급증한 규모다.

중국이 2020년 하반기 고강도 규제를 도입하자 부동산 시장은 빠르게 냉각됐다. 100대 업체가 지난해 조달한 자금은 8240억위안으로 전년 대비 38% 줄었다. 중국은 지난해 11월 부동산 기업에 대한 대출을 재개하고 주식 발행과 매각을 허용하는 등 규제를 완화했다.

베이징=강현우 특파원 h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