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해외 입국자에 대한 강제 격리를 폐지한 첫날인 8일 오전 베이징 서우두(首都) 국제공항 제3터미널. 이날 서우두 공항에서 강제 격리 면제 혜택을 받은 첫 수혜자들은 홍콩발 베이징행 항공편을 이용한 승객들이었다.
오전 10시 40분께 공항 게시판에 항공기가 착륙했다는 안내문이 나오자 주변에 있던 사람들이 하나둘씩 입국 게이트 주변으로 몰려들었다.
꽃다발을 들고 있던 한 남성은 여자 친구를 마중 나왔다고 말했고, 한 60대 여성은 홍콩에서 오는 친척을 만나려고 공항에 나왔다고 전했다.
마중객이 출구 앞에서 기다리는 것은 전 세계 공항 어디서나 볼 수 있는 흔한 모습이지만, 베이징에서는 불과 며칠 전까지만 해도 상상조차 할 수 없는 풍경이다.
중국은 코로나19 발생 이후 3년 가까이 입국자들을 잠재적 감염자로 보고 공항 도착 즉시 유전자증폭(PCR) 검사를 한 뒤 방역요원을 제외하고는 누구도 만날 수 없도록 별도의 통로를 이용해 격리호텔로 이송했기 때문이다.
항공편이 도착한 지 30분가량 지나자 여행용 가방을 든 승객들이 한두 명씩 게이트를 빠져나왔다.
이들은 PCR 검사는 물론 강제 격리 없이 집이나 호텔로 갈 수 있게 됐다는 생각에 밝은 표정이었다.
게이트 앞에서는 오랜만에 만난 가족과 친지의 손을 잡으며 서로의 안부를 묻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었다.
중국인 당 모씨는 "홍콩에 손자가 살아 1년에 한두 번씩 홍콩에 간다"며 "지난번 홍콩에 다녀올 때는 3주간 강제 격리를 했는데, 이번에는 격리 없이 바로 집으로 갈 수 있게 돼 너무 기쁘다"며 함박웃음을 지었다.
캐나다 토론토에서 홍콩을 경유해 베이징에 왔다는 류모 씨도 "공항에 도착한 지 30여 분 만에 입국 수속을 모두 마무리했다"며 "토론토에 있는 중국인 친구들도 격리가 사라진 만큼 중국에 돌아올 계획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일부 입국자들은 중국의 강제 격리 폐지 첫날 모습을 취재하려는 외신 취재기자들의 모습이 신기했는지 스마트폰으로 취재진의 모습을 담는 여유로움을 보이기도 했다.
중국이 3년 가까이 걸어뒀던 국경의 '빗장'을 풀면서 중국과 외부세계 간의 인적 교류가 점진적으로 활성화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중국의 입국자 강제 격리 폐지는 공식적으로 이날 0시부터지만 베이징을 비롯한 일부 지역에서는 이미 지난주부터 강제 격리가 해제됐다.
당국이 지난달 '위드 코로나'로 전환하는 조치를 발표한 데 이어 강제 격리 면제까지 공식화한 만큼 시설 격리가 의미가 없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입국 게이트 앞에서 만난 중국중앙TV(CCTV) 기자는 "전 세계와 중국을 연결하는 항공편이 곧 크게 증가할 것"이라며 "항공편이 증편되면 중국을 찾는 관광객도 코로나19 이전 수준을 회복하게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공항에서 베이징 시내로 이동하는 택시 안에서 만난 택시 기사도 "강제 격리가 해제되면서 지난주부터 수입이 크게 늘었다"며 "얼마 전까지만 해도 하루에 200위안(약 3만6천 원)밖에 못 벌었는데 며칠 전부터 수입이 900위안으로 늘었다"고 기뻐했다.
중국 매체들도 입국자 강제 격리 폐지 소식을 주요 뉴스로 다루며 격리 폐지를 반겼다.
신경보는 캐나다 토론토에서 출발해 오전 0시 16분 광저우에 도착한 비행기가 격리 면제 혜택을 받은 첫 국제선 항공편이라고 소개했고, 신화사는 상하이 푸둥 국제공항이 전날 오후 10시께 하얀색 전신 방역복을 입어 '다바이'(大白)로 불리는 방역요원과 이별을 선언했다고 전했다.
다만 중국을 찾는 외국인들이 단기간에 급증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한국을 비롯해 미국과 일본 등에서는 중국의 코로나19 폭증에 우려 섞인 시선을 보내며 중국발 입국자에 대한 방역 강화 조치를 시행하는 데다 중국을 오가는 항공편 증편이 본격적으로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실제 강제 격리 해제 첫날인 이날 서우두 공항에 도착한 국제선 항공편은 모두 8편에 불과했다.
그마저도 홍콩과 마카오를 제외하면 폴란드 바르샤바, 독일 프랑크푸르트, 스페인 마드리드발 3편에 불과했다.
공항에서 만난 한 중국인은 "지금 중국을 찾는 사람들은 대부분 중국인이고 외국인은 거의 없다"며 "관광이나 비즈니스 목적으로 중국에 오는 사람들이 과거 수준을 회복하려면 아직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미국 백악관 내부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정책에 대한 반대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관세보다 트럼프 대통령의 다른 공약인 세금 감면 및 규제 완화에 집중해야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17일(현지시간) 블룸버그에 따르면 트럼프 행정부 내부에서 관세 정책의 방향을 두고 갈등이 커지고 있다. 관세 정책에 대한 대표적인 반대파가 스콧 베센트 재무 장관과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경제 고문 역할을 하고 있는 케빈 해셋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이다. 이들은 경제 정책 방향을 투자자들이 원하는 감세 및 규제 완화 정책으로 신속히 전환해야 한다는 입장을 피력 중이다. 또한 멕시코가 불법 이민 및 펜타닐 밀매 단속에 협력하고 있다는 점을 이유로 들며 멕시코에 대한 관세를 낮춰야 한다는 점도 주장 중이다. 관세 정책을 찬성한다 해도 현재와 같은 형식으로 진행돼선 안된다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제이미슨 그리어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는 4월 2일 상호관세 도입을 앞두고 공개 의견 수렴 절차에 들어갔다. 기업 및 이해관계자의 피드백을 반영하기 위해서다. 이전 관세 발표가 시장의 불확실성을 초래하고 혼란을 가중시켰다는 평가를 받은 데 따른 조치다. 수지 와일스 백악관 비서실장도 최근 기업들의 관세 정책과 관련한 우려를 적극적으로 듣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하워드 러트닉 상무 장관을 중심으로 여전히 트럼프 대통령의 급진적인 관세 정책을 지지하는 세력도 적지 않다. 러트닉 장관은 지난 11일 방송된 CBS 뉴스와 인터뷰에서 “만약 관세로 인해 경기침체가&
스페인의 유명 관광지 이비사섬 주민들이 몰려드는 관광객을 막으려고 바위로 길을 막는 일이 벌어졌다.17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더타임스 등 외신에 따르면 클럽과 파티를 즐기는 휴양객의 인기 관광지인 이비사섬 주민 수천 명이 '오버투어리즘'(과잉 관광)에 항의하며 에스 베드라 전망대로 가는 길과 주차장으로 사용되던 공간을 바위로 막았다.에스 베드라는 이비사섬 서쪽의 작은 바위섬으로 이를 배경으로 '셀카'를 찍으려는 관광객으로 전망대가 늘 북적거린다.이 지역에서는 결혼식과 기념식, 사진 촬영, 유명 DJ를 동원한 파티가 일상적으로 열리는데 별다른 제재는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주민들은 과도한 교통량과 떠들썩한 파티, 관광객이 남기고 가는 쓰레기로 몸살을 앓고 있다고 호소했다.이들은 관광객이 너무 많아 자기 집을 드나들기도 힘들 지경이라면서 "우리 땅에 대한 침략을 막으려고 행동에 나선 것"이라고 설명했다.한 주민은 "당국이 제공한 공간에 차량을 대지 못한 이들은 에스 베드라에서 사진을 찍지 말고 떠난 뒤 다른 날 다시 와야 한다"고 했다.또 다른 주민은 "오랫동안 섬이 여행업계의 로비에 시달려왔다"면서 "허용돼서는 안 되는 문제"라고 강조했다.당국에서는 티켓을 끊어야 하는 주차장 마련을 검토하고 있다.스페인을 비롯한 유럽 각국에서는 오버투어리즘으로 인한 주택난과 교통난, 환경 오염 등으로 주민들이 곳곳에서 시위를 벌이고 있다.이탈리아 베네치아는 작년부터 도시 입장료를 받고 있으며 영국에서도 관광세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최수진 한경닷컴 기자 naive@hankyung.com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 간 휴전 연장 협상이 교착상태에 빠진 가운데 이스라엘이 또다시 가자지구에 대한 대규모 공습을 단행했다.17일(현지시간) 로이터, AFP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가자 보건당국은 이날 이스라엘군의 공습으로 최소 200여명이 숨졌다고 밝혔다. 부상자는 150여명이 넘는 것으로 파악됐다.가자지구 민방위국은 사망자 대부분이 어린이나 여성, 노인이라고 주장했다.이스라엘 총리실은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가 가자지구에 있는 하마스를 겨냥해 '강력한 조치'를 취하라고 지시했다고 밝혔다.총리실은 "하마스가 인질 석방을 거듭 거부하고 휴전 협상 관련 제안을 모두 거부해 공격을 명령했다"고 설명했다.또 "이스라엘은 지금부터 하마스에 대한 군사적 대응을 강화할 것"이라며 가자지구 인근의 모든 학교에 대해서도 휴교령을 내렸다.블룸버그통신은 이번 공습이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 휴전협정이 지난 1월 발효된 이후 가장 심각한 수준이라고 전했다.이어 이스라엘의 이번 공습이 연장 방안에 합의하지 못한 채 흔들리고 있는 휴전 협상에도 타격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이스라엘과 하마스는 지난 1월 휴전에 합의했다. 그러나 42일간의 1단계 휴전은 이달 1일 종료됐고, 양측은 이후 휴전 연장을 위한 협상을 이어왔다.이스라엘은 휴전 1단계를 50일 연장하고 남은 인질의 절반을 우선 석방한 뒤 영구 종전에 합의하면 나머지를 석방하는 방안을 제안해왔다.그러나 하마스는 당초 약속대로 인질 전원을 석방하고 이스라엘군의 완전 철수로 이어지는 2단계 휴전으로 넘어가자고 주장하고 있다.협상이 교착상태에 빠지자 이스라엘은 가자지구에 대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