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기업 대출금, 사상 첫 1800조 넘었다…1년내 갚아야 할 빚만 500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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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3분기 기준 기업 대출금
1년새 14%↑…2008년 후 최대
회사채시장 냉각에 은행 몰려가
1년새 14%↑…2008년 후 최대
회사채시장 냉각에 은행 몰려가
국내 기업의 대출금이 사상 처음 1800조원을 돌파한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이 1년 안에 갚아야 할 단기 대출금은 500조원을 넘어섰다. 회사채 시장이 얼어붙은 데다 기준금리 인상이 계속되면서 기업 부담은 더 커지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8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기업(공기업·금융회사 제외)의 전체 대출금은 전년 같은 기간 대비 14.1% 급증한 1804조6000억원을 기록했다. 관련 통계가 작성된 2008년 이후 최대 증가폭이다.
기업이 1년 이내에 갚아야 하는 단기 대출금은 같은 기간 18.9% 급증한 500조7000억원으로, 처음 500조원을 넘어섰다. 기업의 장기 대출금은 12.3% 늘어난 1303조9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장기 대출금이 1300조원을 넘은 것 역시 이번이 처음이다.
원자재 가격과 원·달러 환율이 상승하면서 기업의 자금 수요가 늘어난 데 따른 것이다. 회사채 시장이 경색되면서 기업이 은행 대출에 몰려든 영향도 작용했다. 기업 대출금은 지난해에만 174조8000억원 늘었다. 증가액 중 단기 대출금은 67조5000억원, 장기 대출금은 107조3000억원이었다. 한은 관계자는 “대출 잔액은 추세적으로 매년 늘어나지만, 최근 증가세가 가파르다”며 “자금 사정이 어려워진 기업이 은행 대출로 자금 확보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주요 대기업의 장·단기 차입금은 증가했다. SK하이닉스의 장·단기 차입금은 지난해 3분기 기준 22조원으로 2021년 말(17조6000억원) 대비 25% 늘어났다. 현대자동차의 차입금은 같은 기간 11.3%(2조7000억원) 증가한 26조4000억원이었다. LG화학은 차입금이 14조8000억원에서 17조1000억원으로 15.5% 늘었다.
기준금리가 가파르게 오르면서 기업의 이자 부담도 커지고 있다. 기업의 이자 지급 능력을 나타내는 이자보상배율은 지난해 상반기 7.7배로, 전년(8.9배)보다 큰 폭으로 하락했다. 이자보상배율은 기업이 한 해 동안 벌어들인 영업이익이 그해에 갚아야 할 이자에 비해 얼마나 많은지 나타내는 지표로, 수치가 작아지면 이자 부담이 커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영업이익으로 이자를 지급하지 못하는 이자보상배율 1배 미만 기업 비중은 같은 기간 35.5%에서 35.7%로 늘었다.
조미현 기자 mwise@hankyung.com
8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기업(공기업·금융회사 제외)의 전체 대출금은 전년 같은 기간 대비 14.1% 급증한 1804조6000억원을 기록했다. 관련 통계가 작성된 2008년 이후 최대 증가폭이다.
기업이 1년 이내에 갚아야 하는 단기 대출금은 같은 기간 18.9% 급증한 500조7000억원으로, 처음 500조원을 넘어섰다. 기업의 장기 대출금은 12.3% 늘어난 1303조9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장기 대출금이 1300조원을 넘은 것 역시 이번이 처음이다.
원자재 가격과 원·달러 환율이 상승하면서 기업의 자금 수요가 늘어난 데 따른 것이다. 회사채 시장이 경색되면서 기업이 은행 대출에 몰려든 영향도 작용했다. 기업 대출금은 지난해에만 174조8000억원 늘었다. 증가액 중 단기 대출금은 67조5000억원, 장기 대출금은 107조3000억원이었다. 한은 관계자는 “대출 잔액은 추세적으로 매년 늘어나지만, 최근 증가세가 가파르다”며 “자금 사정이 어려워진 기업이 은행 대출로 자금 확보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주요 대기업의 장·단기 차입금은 증가했다. SK하이닉스의 장·단기 차입금은 지난해 3분기 기준 22조원으로 2021년 말(17조6000억원) 대비 25% 늘어났다. 현대자동차의 차입금은 같은 기간 11.3%(2조7000억원) 증가한 26조4000억원이었다. LG화학은 차입금이 14조8000억원에서 17조1000억원으로 15.5% 늘었다.
기준금리가 가파르게 오르면서 기업의 이자 부담도 커지고 있다. 기업의 이자 지급 능력을 나타내는 이자보상배율은 지난해 상반기 7.7배로, 전년(8.9배)보다 큰 폭으로 하락했다. 이자보상배율은 기업이 한 해 동안 벌어들인 영업이익이 그해에 갚아야 할 이자에 비해 얼마나 많은지 나타내는 지표로, 수치가 작아지면 이자 부담이 커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영업이익으로 이자를 지급하지 못하는 이자보상배율 1배 미만 기업 비중은 같은 기간 35.5%에서 35.7%로 늘었다.
조미현 기자 mwis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