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부동산 대출 규제를 대폭 완화하면서 은행주가 급등세를 보였다. 주택담보대출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전망돼 배당락 분을 빠르게 만회했다. 국내 금융사를 겨냥한 행동주의펀드의 주주행동이 거세지면서 주주환원 규모가 확대될 것이란 기대도 주가를 끌어올렸다는 분석이다. 전문가들은 작년 4분기에 이어 올 1분기에도 실적 증가세가 예상되는 하나금융지주를 톱픽으로 꼽았다.

규제완화 훈풍에 은행주 급등

대출규제 확 풀리자…다시 힘받는 은행주
5일 KRX은행지수는 6.50% 상승한 668.14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8.38% 상승한 신한지주를 비롯해 제주은행(8.68%), 카카오뱅크(7.48%), 하나금융지주(7.19%), KB금융(6.73%), 우리금융지주(4.20%) 등도 일제히 강세를 보였다.

은행주는 배당락 분을 단숨에 회복했다. 신한지주는 배당락일 이후 지난해 말까지 8.78% 하락했지만 올 들어 4거래일 만에 12.07% 급등했다.

은행주 주가는 지난해 6월 이후 부진을 면치 못했다. 경기침체로 인해 은행의 건전성과 수익성이 악화될 것이라는 우려 때문이다. 이를 불식시키고 주가를 다시 끌어올린 건 정부의 부동산 규제완화 정책이다. 정부는 지난 3일 서울 용산과 강남 3구를 제외한 모든 규제 지역을 전면 해제했다. 은행권 주택담보대출 수요가 늘어나면서 실적이 개선될 수 있다는 기대가 주가에 반영됐다.

은행 주주환원 늘어날까

행동주의펀드 얼라인파트너스자산운용이 국내 금융지주를 대상으로 본격적인 주주행동에 나선 것도 상승 폭을 키운 요인 중 하나로 꼽힌다. 얼라인파트너스는 2일 KB금융과 신한지주 등 7곳에 “다음달 9일까지 새로운 자본배치정책과 중기 주주환원정책에 대한 내용을 발표하라”고 요구했다. 해외 은행의 주주환원(당기순이익의 64%)과 비교하면 국내 은행의 주주환원(24%)은 크게 낮은 수준이다.

은행주 가운데 신한지주 상승률이 특히 높은 것도 최근 강력한 주주환원 의지를 밝혔기 때문이란 분석이다. 신한지주는 자본비율 12%대를 유지하면서 이를 초과한 부분에 대해서는 주주환원을 하겠다고 발표했다.

시장 우려와 달리 은행 업종의 순이자마진(NIM)도 견조하게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투자증권은 작년 4분기 은행 업종의 NIM이 9bp(1bp=0.01%포인트) 상승했을 것으로 추정했다. 수신금리 상승세는 안정된 반면 대출 기준금리는 오른 영향이다. 백두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올 1분기에도 은행권 NIM은 견조하게 개선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전문가들은 하나금융지주를 ‘톱픽’으로 꼽았다. 한국투자증권은 하나금융지주 목표주가를 5만6000원에서 6만2000원으로 상향했다. 한국투자증권은 하나금융지주 4분기 지배주주순이익이 컨센서스(증권사 추정치 평균)를 12% 웃돌 것으로 내다봤다.

심성미 기자 smsh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