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방 전문가 "中전투기가 잘못…美 '회피기동' 설명은 과장"
中도 남중국해 美 정찰기 6m 근접비행 영상 공개 '맞불'
미군 정찰기와 중국군 전투기가 남중국해에서 6m 거리까지 근접해 비행한 아찔한 상황이 발생한 가운데 미군에 이어 중국군도 미군 정찰기의 모습을 촬영한 모습을 공개했다고 미국 CNN 방송이 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미군이 성명과 영상으로 중국 전투기의 위협 비행을 비판하자 미국 정찰기가 원인을 제공했다고 반박한 데 이어 영상도 배포한 것이다.

미군과 중국군의 영상을 본 전문가들은 중국 전투기가 잘못한 것으로 보이지만 이 때문에 미군 정찰기가 '회피 기동'을 했다는 설명도 과장됐다는 반응을 보였다.

미군 인도·태평양 사령부는 지난달 29일 남중국해 공해 상공에서 중국 인민해방군 해군 J-11 전투기가 일상적인 작전 중인 미 공군 RC-135 정찰기 기수(機首) 앞 및 20피트(약 6m) 이내 거리에서 안전하지 않은 비행을 했고 이에 따라 미군 정찰기가 충돌을 피하기 위한 회피 기동을 했다고 밝혔다.

이어 사령부는 미군 정찰기 창문 옆에서 비행하는 J-11 전투기 모습이 담긴 영상을 공개했다.

이에 대해 중국 인민해방군 남부전구 사령부는 미군 정찰기가 갑자기 비행 방향을 바꾸면서 중국 전투기를 왼쪽으로 이동하게 했다면서 "그런 위험한 접근 기동은 중국 군용기의 비행 안전에 심각하게 영향을 미쳤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관련 영상도 배포했다.

중국 J-11 전투기에서 촬영한 이 영상에는 미군 정찰기가 J-11 전투기의 오른쪽 날개 방향에서 근접해서 비행하는 모습이 담겼다.

中도 남중국해 美 정찰기 6m 근접비행 영상 공개 '맞불'
호주 공군 장교 출신인 피터 레이턴씨는 두 영상과 관련, CNN에 "공해 상공에 있던 (미군 정찰기) R-135는 속도가 느리고 쉽게 기동할 수 없는 대형 항공기이기 때문에 위험 상황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는 것은 속도가 빠르고 작아 기동하기 쉬운 항공기의 책임"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전투기가 사고를 일으키기 위한 목적이 아니면 그렇게 가까이 비행하는 것의 이점이 없으며 특히 고품질 비디오카메라로 녹화하는 일은 드물다"서 "이번 사건 자체는 중국 인민해방군이 계획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미 공군에서 R-135와 유사한 정찰기를 조종했던 경험이 있는 로버트 홉킨스씨는 "중국의 주장은 현실과 크게 동떨어진 허구"라면서 "무장하지 않은 여객기 크기의 항공기가 바로 공격적인 전투기처럼 되는 것은 아니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미군의 '회피 기동' 표현에 대해서도 "지나치게 드라마 같은 표현"이라면서 "그것은 다른 차량이 차선에 들어오는 것을 피하고자 운전자가 차의 위치를 조정하는 것과 다르지 않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또 이번과 같은 근접 비행이 사고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점도 지적했다.

블레이크 헤르징거 미국기업연구소 인도·태평양 국방정책 전문가는 "우호적이지 않은 두 항공기가 시속 500마일(1천200km) 속도로 인접해서 비행하는 것은 일반적으로 안전하지 않다"면서 "예상치 못한 움직임이나 장비 문제가 발생하면 1초도 안돼 끔찍한 사고가 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