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형 지주사들의 주가가 급등하면서 대주주들이 골머리를 앓고 있다. 승계를 앞두고 상속세가 급증하거나 지분 매입 부담이 커져서다.

중소 지주사 폭등했는데…웃지못하는 까닭
3일 세방은 2.48% 오른 3만3050원에 마감해 최고가를 기록했다. 최근 1년 새 주가가 3배 가까이 올랐다. 같은 기간 삼천리는 9만원이던 주가가 41만1000원으로 약 5배 상승했다. 대성홀딩스선광의 주가는 2020년 1월 초 대비 각각 18배, 8배 올랐다.

투기성 자금이 거래량과 시가총액이 비교적 적은 중소형 지주사로 몰린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기초체력이나 수익성의 개선 없이 주가가 오르고 있어서다.

이들 종목은 오너 3세의 승계를 앞두고 있다. 세방그룹은 3세인 이원섭 씨가 지난달 상무로 승진하면서 승계가 본격화됐지만 보유 지분은 1.65%에 불과하다. 선광그룹은 오너 3세인 심우겸 씨의 지분율이 2.65%다. 지분을 승계받거나 추가 매입해야 한다.

이씨와 유씨 가문이 공동 창업한 삼천리그룹은 3세인 이은백 사장과 유용욱 ST인터내셔널 실장이 각각 9.18%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이만득 삼천리 명예회장과 유상덕 ST인터내셔널 회장의 지분이 각각 8.34%, 6.46%로 승계 작업이 끝나지 않았다.

현행법에 따르면 30억원 이상 상속 시 최고세율인 50%가 적용된다. 특수관계인에게 증여할 경우 20% 할증이 붙는다. 상장 주식을 증여할 때는 증여일 이전 2개월, 증여일 이후 2개월 등 총 4개월간 평균 종가를 기준으로 재산총액을 산정해 세금을 부과한다.

세방, 선광 등은 개인 회사를 통해 승계 작업을 하고 있다. 예컨대 선광은 심장식 회장이 대주주로 있는 화인파트너스를 통해 선광 지분 5.38%를 확보했다. 다만 개인 회사를 통해 지분을 매입해 승계하더라도 주가가 높으면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다.

박의명 기자 uimy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