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극우 장관, 예루살렘 성지 방문…"하마스에 굴복 안해"
극우 성향의 이스라엘 국가안보 장관이 팔레스타인의 반발을 무릅쓰고 동예루살렘 성지 방문을 강행했다.

3일(현지시간) 일간 타임스 오브 이스라엘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이타마르 벤-그비르 이스라엘 국가안보 장관은 이날 오전 경호 인력을 대동하고 동예루살렘의 성지를 방문했다.

벤-그비르 장관은 "성전산(유대인의 성지 호칭)은 이스라엘 사람에게 가장 중요한 장소로, 우리는 이곳에서 무슬림과 기독교도의 이동 자유를 지켜왔다.

이제 유대교도도 이곳에 가게 될 것이다.

위협을 가하는 자는 엄격하게 다룰 것"이라고 말했다.

그가 이날 방문한 동예루살렘 성지는 1967년 3차 중동전쟁을 계기로 이스라엘이 점령한 곳으로, 경내에는 이슬람교의 3대 성지인 알아크사 사원이 있다.

이슬람교도가 '고귀한 안식처', 유대교도는 '성전산'으로 부르는 이곳은 이슬람, 유대교, 기독교의 공통 성지지만, 기도와 예배는 이슬람교도만 할 수 있다.

유대교도도 이곳을 방문할 수는 있지만, 기도와 예배는 '통곡의 벽'으로 불리는 서쪽 벽에서만 가능하다.

벤-그비르는 이런 규칙을 바꿔 유대교도도 성지 경내에서 자유롭게 기도와 예배를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반아랍, 반팔레스타인 성향을 가진 극우 정치인인 그가 지난주 취임 후 성지 방문을 예고하자, 무장 정파 하마스 등이 반발했다.

가자지구를 통치하는 하마스는 전날 성명을 통해 "(벤-그비르의) 성지 방문은 갈등을 고조시킬 것이며 "이라고 경고했다.

이스라엘 극우 장관, 예루살렘 성지 방문…"하마스에 굴복 안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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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벤-그비르 장관은 "우리 정부는 하마스의 위협에 굴복하지 않을 것"이라고 맞받았다.

이스라엘 경찰조직과 국경 경찰을 관할하는 그는 국내 정보기관인 신베트 국장, 경찰청장, 이스라엘군 예루살렘 지역 사령관을 면담 결과 성지 방문에 장애물은 없었다고 설명했다.

이스라엘 극우 정당인 오츠마 예후디트(유대인의 힘) 대표인 벤-그비르 장관은 어린 시절 팔레스타인 주민의 대이스라엘 민중 봉기를 경험하면서 반팔레스타인 정서를 키워온 인물이다.

아랍계 추방을 옹호하는 정당 몰레데트와 과격 극우 정당인 카흐(Kach)에서 청년조직 활동을 하면서 14살의 나이에 구금된 적도 있다.

극우 정당 활동 과정에서 한 위법행위로 병역을 면제받고 논란 끝에 변호사 시험을 통과한 그는 극우 정치인과 활동가들의 변호를 도맡았다.

2019년 총선 운동 당시에는 "이스라엘에 충성하지 않는 아랍계 시민은 추방해야 한다"는 발언으로 논란을 일으켰고, 2021년 12월에는 주차장에서 비무장 상태의 아랍계 경비와 주차 시비 끝에 총을 꺼내 들고 위협하는 영상이 유포돼 비판을 받기도 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