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로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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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금 가격은 최소 2500달러에서 최대 4000달러까지 치솟을 것이다. 새로운 랠리를 펼칠 것으로 보인다."(스위스 아시아 캐피탈의 쥬르그 키네르 최고투자책임자)

올해 금값이 치솟을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상반기 세계 경제가 침체에 빠져 안전자산인 금의 수요가 높아질 것이란 분석이다. 미 중앙은행(Fed)의 금리인상 중단에 따라 달러 강세가 한풀 꺾이면 금값을 상승세를 부추길 수 있다. 금값은 통상 달러와 반대로 움직인다.

지난 30일(현지시간) 뉴욕상품거래소(COMEX)에서 금 선물(내년 2월물) 가격은 트로이온스당 전거래일 대비 0.01% 오른 1826.20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국제 금값은 우크라이나 전쟁이 본격화한 지난해 3월 트로이온스당 2000달러선을 넘어섰으나 Fed의 가파른 금리인상에 따른 '킹달러' 영향으로 10월 1600달러대로 내려앉았다. 최근 다시 1800달러를 넘으며 상승세다.
1년간 금값. 출처=인베스팅닷컴
1년간 금값. 출처=인베스팅닷컴
지난해 세계 각국 중앙은행들은 금 매수에 열을 올렸다. 지정학적 리스크와 정치적 역학관계에 따라 불확실성이 커지는 달러 대신 금 투자를 늘렸다는 분석이다. 세계금협회(WGC)에 따르면 세계 중앙은행과 금융회사들은 지난해 1~3분기 금 673t을 순매수했다. 이는 1967년 이후 55년 만에 가장 큰 수요다. 1967년은 브레턴우즈 체제가 붕괴하기 전 유럽 등지의 은행들이 금 매수량을 늘리던 시기다. WGC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매수량만 400t으로 분기별 집계가 시작된 2000년 후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러시아와 중국이 특히 금 매수에 열을 올렸다는 추측이 나온다. 미국과 적대적 관계인 이들 국가가 미국 달러를 대체할 수 있는 안전자산인 금을 확보하는 데 집중했다는 분석이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뒤 서방의 제재로 중앙은행이 보유한 달러 자산이 동결되자 달러 대신 금으로 눈을 돌렸다. 중국 인민은행은 지난달에만 금 32t을 사들였다고 발표했다. 약 18억달러(약 2조원)어치다. 하지만 업계에선 중국이 최소 200t은 사들였을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프랑스 투자은행(IB) 나틱시스의 버나드 다흐 수석애널리스트는 “지정학적 긴장과 탈세계화로 달러 의존도를 낮추려는 비(非)서방국의 금 매수 추세가 앞으로 최소 10년 동안은 변하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키네르 최고투자책임자는 "금 가격의 호조가 이어지면 더 높은 가격을 지불하기를 마다하지 않는 중국의 거물급 투자자들이 몰릴 것"이라며 "금 가격이 예상보다 더 크게 올라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회의론도 있다. 미국 금융회사인 슬레이트스톤 웰스는 "금값이 두 배까지 오를 것 같지는 않다"며 "올해 금 가격은 1900달러 선에서 움직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하지만 슬레이트스톤 웰스도 "금값이 현재보다는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것 같다"며 "포트폴리오에 금을 보유하기를 추천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올해 구리 가격은 역대 최고치까지 치솟을 것이란 관측이 나왔다. 골드만삭스는 "주요 구리 소비국인 중국의 공장들이 재가동에 들어가고, 재생에너지로의 전환이 빠르게 이뤄져 구리 수요가 공급을 큰 폭으로 넘어설 것"으로 전망했다. 이어 "미국과 호주의 구리 관련 종목을 저가매수하기에 좋은 시기"라고 분석했다.

전설리 기자 slj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