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절곶·정동진·해운대·지리산·성산일출봉 등 구름 뚫고 첫 '일출'
3년 만에 공식 해맞이행사 인파 '북적'…밀집 사고 예방활동 주력
"반갑다 2023년" 전국 해돋이 명소에 새해 소원 '가득'
"올해 모두 건강하고 경제도 다시 살아났으면 좋겠습니다.

"
2023년 계묘년(癸卯年) 첫해가 떠오른 1일 전국의 일출 명소가 새해맞이에 나선 인파로 북적였다.

영하의 추위를 뚫고 이른 아침부터 산과 바다를 찾은 해맞이객들은 선명하게 모습을 드러낸 해를 보며 올 한해도 순탄하기를 기원했다.

한반도 육지에서 가장 먼저 새해 일출을 볼 수 있는 울산시 울주군 간절곶에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3년 만에 공식 해맞이 행사가 열렸다.

새해 떡국 나눔, 공연, 소망지가 담긴 복주머니를 대형 주머니에 담는 퍼포먼스 등이 이어졌다.

해맞이객들은 차가운 바닷바람에도 오전 7시 32분 떠오른 올해 첫해를 감상하며 가족의 건강과 행복, 나라 발전, 세계 평화 등 저마다의 소망을 빌었다.

자녀들과 간절곶을 찾은 장진숙(49) 씨는 "올해 아들, 딸 모두 건강하길 바라고 우리나라 경제도 다시 살아났으면 좋겠다"고 바랐다.

가족과 함께 일출을 보러 온 윤양현(14) 군은 "올해는 코로나19 상황이 좀 나아졌으면 하고 전쟁이 끝나 평화를 되찾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울주군은 만일의 사고에 대비해 일출 시각에 맞춰 '밀집 인원 대응 순찰조'와 '해안선 통제조' 등 안전 통제팀을 운영했다.

"반갑다 2023년" 전국 해돋이 명소에 새해 소원 '가득'
정동진·경포·속초·낙산·망상 등 강원 곳곳의 해변도 수평선에 깔린 구름 위로 솟아오르는 붉은 태양을 촬영하거나 두 손을 모으고 소원을 비는 해맞이객들로 붐볐다.

코로나19로 3년 만에 행사가 진행된 강릉에서는 경포해변 중앙시장과 모래시계 공원 일대 등에 지난해보다 많은 인파가 몰렸다.

이날 경포 15만 명, 정동진과 안목해변 각 5만 명 등 강릉에만 30여만 명이 찾은 것으로 집계됐다.

서울에서 온 김영민(45) 씨는 "거리두기도 해제돼 모처럼 가족들과 해맞이를 하러 왔다"며 "새해에는 가족들이 건강하고 하는 일도 다 잘 풀렸으면 좋겠다"고 언급했다.

이태원 참사 이후 대규모 인파가 몰리는 데 대한 경각심이 커지면서 지자체, 경찰, 소방 등은 안전 관리에도 힘쓰는 모습이었다.

강릉시와 동해시 등은 전문 경비인력과 종합상황실을 운영하며 돌발 사고에 대비했다.

한편 해맞이 차량과 인파가 몰린 주요 해변과 도로변에서 큰 혼잡이 빚어지기도 했다.

양양 낙산해수욕장과 강릉 경포해변 일대에는 해맞이 차량이 대거 빠져나가면서 도로가 붐볐고 동해안 7번 국도 양양 정암리∼물치해변 2㎞ 구간도 차량으로 가득 찼다.

수도권에서도 다양한 해맞이 행사가 진행됐다.

서울 남산, 인천 마니산, 경기 의왕 모락산 정상, 광명 도덕산, 광주 중대물빛공원, 군포 반월호수, 이천 설봉공원 등에서 이른 아침부터 소원지 쓰기, 떡국 먹기 등 행사가 마련됐다.

지자체들은 해맞이 현장에 안전 통제선을 설치하고 안전관리 요원을 배치해 밀집 상황을 대비했다.

"반갑다 2023년" 전국 해돋이 명소에 새해 소원 '가득'
전남·전북·경남 경계에 자리 잡은 지리산과 광주 무등산, 전북 완주 모악산 등 명산에도 옅은 구름을 뚫고 모습을 드러낸 해를 보려는 산행객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각각 해맞이 명소에 수백 명에서 많게는 6천여 명의 인파가 모인 가운데 경찰은 주요 명소에 인력을 배치해 안전 관리에 나섰다.

우리나라 육지에서 제일 높은 해발 1천915m 지리산 천왕봉에서는 수백 명이 새해 첫 일출을 지켜봤다.

지리산국립공원 사무소는 거리두기 해제로 벽소령·장터목·세석·치밭목 등 지리산 대피소의 예약을 받았다.

대피소에서 2022년 마지막 밤을 보낸 탐방객들은 새해 첫날 오전 4시부터 일제히 천왕봉 등정을 시작했다.

"반갑다 2023년" 전국 해돋이 명소에 새해 소원 '가득'
남쪽 바다에서도 새해 첫 모습을 드러낸 해에 환호하는 시민들로 이른 아침부터 웃음이 넘쳐났다.

부산 해운대해수욕장을 찾은 시민들은 스마트폰으로 붉게 떠 오른 해를 담으며 소원을 빌거나 덕담을 주고받았다.

해운대해수욕장 백사장에 설치된 계묘년을 상징하는 토끼 캐릭터 포토존에는 많은 시민과 관광객들이 모여 기념촬영을 했다.

해맞이 행사에 나온 최 모(48) 씨는 "코로나19로 중단됐던 해맞이 행사에 3년 만에 다시 오니 새로운 희망이 생기는 기분"이라며 "올해 경제가 더 어렵다고 하는데 모두 하나로 똘똘 뭉쳐 위기를 극복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부산경찰청은 행사장 상공에 헬기를 띄워 안전관리 상황을 점검했고 해운대구도 의료진을 행사장에 상주시키고 안전요원 300여 명을 배치했다.

"반갑다 2023년" 전국 해돋이 명소에 새해 소원 '가득'
제주도 동쪽 끝 일출 명소인 성산일출봉과 인근 광치기해변 일대에도 새해 첫 해맞이 인파가 몰렸다.

이날 일출봉 새벽 등반은 안전을 위해 사전 등록한 500명에 한해 허용됐다.

성산일출봉 일대에서는 구름 탓에 수평선 위쪽으로 해가 떠오르는 모습은 감상할 수 없었지만, 구름 사이로 해가 모습을 드러낼 때마다 탄성이 터져 나왔다.

한라산에서는 이날 0시부터 사전 예약한 1천500명에 한해 야간 산행이 특별 허용됐다.

새벽 산행에 나선 탐방객들은 백록담에서 수평선처럼 펼쳐진 구름 위로 붉은 해가 떠오르는 장관을 바라보며 힘차게 새해를 시작했다.

(장아름 강태현 권준우 김용태 김진방 신민재 오수희 이정훈 전지혜 기자)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