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연말연시 선물 같은 소식이 전해졌습니다. 백혈병을 앓던 한 살배기 아기가 키메릭항원수용체(CAR)-T세포 치료를 받고 암을 이겨냈다는 얘기였습니다. 주인공은 서울아산병원에서 항암치료를 받고 투병하던 이주아양(18개월)입니다. 주아가 백혈병 진단을 받은 것은 지난해 7월 말. 세상에 태어난 지 45일 되던 날이었습니다. 7월 초 얼굴과 몸에 푸르스름한 멍이 생긴 것을 이상하게 여긴 부모님은 간단한 질환으로 생각하고 동네의원을 찾았습니다. 하지만 의사는 큰 병원에 가보라고 했고 서울아산병원 의료진은 정밀 검사 끝에 B세포 급성림프모구성백혈병이라는 진단을 내렸습니다. 혈액을 만드는 골수 정상세포가 암세포로 바뀌고 있다는 것이죠. 청천벽력같은 소식이었지만 주아의 부모님과 의료진은 희망을 잃지 않았습니다. 주치의인 임호준 서울아산병원 소아청소년종양혈액과 교수는 항암치료부터 시행했습니다. 올해 1월엔 엄마의 조혈모세포도 주아에게 이식했습니다. 조혈모세포는 건강한 혈액을 만들어내는 역할을 합니다. 다만 영유아에겐 이식 치료를 하면 부작용 위험이 큽니다. 임 교수팀은 아이를 세세하게 살피며 큰 탈 없이 이식을 마쳤습니다. 하지만 이식 효과는 오래가지 못했습니다. 치료 후 7개월 정도 지난 8월 백혈병은 다시 재발했습니다. 통상 조혈모세포 이식을 한 뒤 재발률은 20% 정도입니다. 다시 이식을 시도할 수도 있지만 부작용 위험이 커 한살배기 아이가 이겨내긴 힘들 것이라고 의료진은 판단했습니다.고민 끝에 선택한 치료법은 CAR-T 세포치료제였습니다. CAR-T 세포치료제는 면역세포인 T세포가 몸 속 암 세포만 유도탄처럼 찾아 공격하도록 바꾼 뒤 넣어주는 치료제입니다. 환자의 T세포를 뽑아낸 뒤 조작을 거쳐 넣어야 하기 때문에 가격이 수억원에 이릅니다. 위암 대장암 같은 고형암에선 아직 효과를 확인하지 못했지만 백혈병 같은 혈액암 치료에선 ‘완치’ 효과를 내고 있습니다.다행히 올해 4월 CAR-T 세포치료제가 건강보험 항목에 포함되면서 4억원에 이르던 약값이 600만원 정도로 낮아졌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난관은 있었습니다. 치료제가 개발된 지 얼마 되지 않아 영유아에게 이 치료제를 활용한 경험이 쌓이지 않았던거죠. 신경계 독성, 사이토카인방출 증후군 같은 부작용이 발생할 위험도 남은 상태였습니다.이런 우려에도 임 교수팀은 선택지가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지난 10월 이양에게 CAR-T세포 치료를 시행했습니다. 치료 후엔 소아청소년신경과, 감염내과 등 여러 진료과 전문의들이 함께 모여 이 양의 차도를 살폈습니다. 치료 한달 뒤인 11월 각종 정밀검사를 진행했습니다. 이 양의 몸 속엔 다행히 아무런 암 세포도 남지 않았습니다. 여전히 부작용 없이 건강한 상태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CAR-T세포 치료를 했지만 아직 재발 가능성이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닙니다. 의료진은 여전히 주아의 건강을 주기적으로 확인하고 있습니다. 임 교수는 “앞으로 주아가 계속 안전하게 치료받으며 아빠 엄마의 사랑을 듬뿍 받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습니다.이지현 기자 bluesky@hankyung.com
알테오젠은 산도즈와 인간 재조합 히알루로니다제(ALT-B4) 원천 기술에 대한 수출 계약을 체결했다고 30일 밝혔다. 2018년 ALT-B4 개발 이후 체결된 네 번째 기술수출계약이다. 알테오젠은 피하주사(SC) 제형 변경 플랫폼 ‘하이브로자임’으로 ALT-B4를 개발했다.산도즈는 바이오시밀러(바이오의약품 복제약)를 개발하는 기업이다. 산도즈는 1개 품목에 ALT-B4를 적용하게 된다. 또 향후 2개 품목에 대해 추가 계약을 할 수 있는 권리(옵션)를 갖는다. ALT-B4 생산 및 공급은 알테오젠이 담당한다. 계약금 및 단계별기술료(마일스톤)를 포함한 총 기술수출 금액은 1억4500만달러(약 1839억원)다. 전년도 알테오젠의 연결 재무제표 기준 매출 411억원의 447.2%에 이르는 규모다. 여기에 시판 후 판매 목표 달성 시 알테오젠은 지역별 순매출의 일정 비율에 달하는 금액을 기술사용료(로열티)로 추가 수령하게 된다. 알테오젠 측은 “지난해 인타스와의 계약과 동일하게 시판 후 매출 발생 시 최대 10% 이상의 로열티를 수령할 예정”이라고 했다. 산도즈와 신규 품목에 대해 추가 계약을 체결할 경우, 이번과 유사한 조건이 될 것이라고 했다. 박순재 알테오젠 대표는 “블록버스터(연매출 1조원 이상 의약품) SC제형 제품 개발을 위한 독점 계약으로 ALT-B4의 확장성을 넓힐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이도희 기자 tuxi0123@hankyung.com
지아이이노베이션이 한국거래소로부터 코스닥 예비심사를 승인 받았다고 29일 밝혔다. 올해 4월 코스닥 상장을 위한 예비 심사를 청구한지 8개월 만이다.지아이이노베이션은 제반 사항을 준비한 뒤 증권신고서를 제출하고 공모 절차에 착수할 예정이다. 주관사는 NH투자증권, 하나증권, 삼성증권이다. 내년 국내 바이오 1호 상장 기업이 될 가능성이 높다.2017년 설립된 지아이이노베이션은 면역항암제, 알레르기 및 대사질환치료제를 개발하는 회사다. 바이오텍으로서는 이례적으로 시리즈A에서 pre IPO까지 2500억원의 대규모 투자를 이끌어 냈다. 주요 파이프라인은 면역항암제 GI-101과 알레르기 치료제 GI-301이다. 비임상단계에서 중국 10대 혁신제약사 중 하나인 심시어에 9500억원(GI-101), 유한양행에 1조4000억원(GI-301) 등 총 2조 3000억원 규모의 기술수출 이력을 쌓았다. GI-101은 글로벌 임상 2상, GI-301은 국내 임상 1b상을 각각 진행 중이다.지아이이노베이션은 올해 열린 면역항암학회(SITC 2022)에서 GI-101의 KEYNOTE-B59 임상 1/2상 중간 경과를 공개했다. GI-101은 단독 및 키트루다 병용에서 각각 확증적 부분반응(cPR)을 보이며 예비 항암 효과를 입증했다. 기존 IL-2제제보다 훨씬 높은 용량에서도 혈관누출증후군, 사이토카인 폭풍 등 이상반응이 관찰되지 않아 글로벌 제약사들의 주목을 받았다.앞서 2020년는 미국 머크(MSD)는 이 회사와 'GI-101' 공동 임상개발 등을 위해 손을 잡았다. 200명의 환자들을 위해 키트루다를 무상으로 지원 받아 병용 임상시험을 하고 있다. 이병건 지아이이노베이션 회장은 "IPO 이후 추진 중인 메인 파이프라인의 차별화된 임상 전략을 통해 하루 빨리 글로벌 시장에서 혁신 신약을 선보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이지현 기자 bluesk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