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경쟁당국, 대한항공‧아시아나 합병 승인
중국 경쟁 당국이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간 합병을 승인했다. 중국은 양사 간 기업결합을 필수적으로 신고해야 하는 국가 중 한 곳이다. 업계에선 미국‧유럽연합(EU)‧일본 등 남은 주요국 심사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26일 대한항공은 “중국 시장총국으로부터 아시아나항공 인수와 관련한 기업결합 승인을 얻었다”고 밝혔다. 앞서 필수 신고국 중에서는 터키(2021년 2월)와 대만(2021년 5월), 베트남(2021년 11월) 경쟁 당국이 합병을 승인했다. 한국 공정거래위원회가 지난 2월 조건부 승인을 내린 이후로 보면 첫 승인 사례다.

중국 당국은 대한항공에 합병으로 인한 독과점 우려에 대해 시정조치안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시장총국은 양사 결합으로 시장점유율이 오르면서 베이징‧상하이‧창사‧톈진(모두 인천 출발) 등 한‧중 노선의 경쟁이 제한될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했다.

대한항공은 이 4개 노선에 한국 공정위가 경쟁 제한 우려가 있다고 본 5개 노선(인천 출발 장자제‧시안‧선전, 부산 출발 칭다오‧베이징)을 더한 9개 노선에 대한 시정조치안을 제출했다. 조치안에는 해당 노선에 진입을 원하는 항공사가 있을 경우 이에 필요한 슬롯을 이전해 공정한 경쟁을 보장하겠다는 내용이 담겼다고 대한항공 관계자는 설명했다.

이로써 9개 필수 신고국(미국‧EU‧일본‧터키‧대만‧베트남‧한국‧중국‧태국) 중에선 미국과 EU, 일본 당국의 판단만이 남게 됐다. 태국의 경우 사전심사 대상이 아님을 통보받았다. 임의 신고국 중에선 말레이시아(2021년 9월), 싱가포르(2022년 2월), 호주(2022년 9월) 등이 기업결합을 승인했다. 영국 당국은 대한항공이 독과점 우려 해소를 위해 제출한 시정안을 수용했으며, 조만간 이를 확정할 예정이다. 필리핀 당국은 신고 대상이 아니어서 절차를 종결한다는 의견을 냈다.

지난해 1월 14일 대한항공이 주요 경쟁 당국에 기업결합 신고를 진행한 이후 약 2년 만에 합병 절차가 급물살을 타는 모양새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해외 경쟁 당국에 적극 협조해 조속한 시일 내에 절차를 마무리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장서우 기자 suwu@hankyung.com